기사/2006년

박진만, '역시 럭키보이!' 이름값 해냈다

사비성 2006. 10. 23. 00:56
박진만, '역시 럭키보이!' 이름값 해냈다
[스포츠서울 2006-10-23 11:29]    
박진만은 역시 ‘럭키 보이’였다.

역대 한국시리즈. 올초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에서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행운 만점의 플레이로 ‘럭키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박진만이 이번 한화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그 이름값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21일 1차전 3회. 상대 선발인 한화 류현진이 앞선 2이닝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투구을 하면서 삼성 타선은 공략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그런데 박진만이 행운의 안타로 실마리를 찾았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진만은
류현진의 묵직한 공에 배트를 휘둘렀는데. 무게에 눌린 탓인지 배트가 부러졌고 타구는 유격수 키를 살짝 넘기며 안타가 됐다. 이후 박진만은 희생번트로 2루에 안착했고. 박한이의 중전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박한이의 적시타 때 박진만을 잡으려고 욕심을 냈던 한화 중견수 데이비스가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류현진은 더욱 흔들렸고. 후속타자 조동찬에게 또다시 중전 적시타를 내주고 말았다. 박진만의 출루로 시작된 단 한번의 기회로 삼성은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다.

박진만은 현대 소속이던 지난 200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4차전 8회 2사 후에 퍼펙트 행진을 하던 배영수로부터 볼넷을 얻어 퍼펙트 행진을 저지했고. 배영수가 물러난 연장 11회에 중전안타를 때려 팀의 노히트노런 수모도 막아냈다. 수비에서도 0-0으로 팽팽하던 7회말 2사1·2루에서 김한수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내 팀을 패배 일보직전에서 구해냈다.

올초 WBC에서도 고비마다 호수비로 타구를 걷어내면서 한국의 4강행도 이끌었던 그다. 당시 ‘박진만급 수비’라는 말은 ‘메이저리그급 수비’라는 표현보다 한수위의 수비력을 표현하는 말으로 통용될 정도였다.

박진만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수 양면에서 알찬 활약을 펼쳐 소속팀에게는 꼭 필요한 선수다. 특히 큰 경기에서는 모든 승부의 흐름이 그에게 집중되는 행운까지 더해져 그의 위력은 배가된다. 김재박 감독이 하사한 등번호 ‘7’이 ‘럭키 세븐’이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