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연장 12회 결승타' 삼성, KS 3차전 극적인 승리

사비성 2006. 10. 25. 00:00
'박진만 연장 12회 결승타' 삼성, KS 3차전 극적인 승리
[마이데일리 2006-10-25 22:34]    
[마이데일리 = 대전 이석무 기자] 삼성이 'KO펀치'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을 딛고 연장끝에 극적인 승리를 품에 안았다. 반면 한화는 다잡았던 대어를 놓치고 포스트시즌 안방불패를 5연승에서 마감했다.

삼성은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2회초에 터진 박진만의 결승 내야안타에 힘입어 극적인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후 3차전을 이긴 팀이 정상에 오른 경우는 총 9차례 가운데 8번이나 됐다. 승 1패후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것도 8번 중 3번이나 된다.

최영필과 하리칼라의 선발등판. 경기전에는 활발한 타격전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승부양상은 마운드 싸움으로 전개됐다.

그래도 초반 경기를 유리하게 이끈 쪽은 삼성이었다. 1회초 삼성은 한화 수비진의 어설픈 수비를 등에 업고 선취점을 뽑았다. 박한이의 우전안타와 조동찬의 보내기번트때 나온 3루수 이범호의 악송구로 만든 무사 1,3루 기회에서 양준혁의 1루땅볼 타구때 3루주자 박한이의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1-0 리드를 이어가던 삼성은 5회초 2점을 추가해 경기를 더욱 유리하게 이끌었다. 양준혁의 볼넷으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박진만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가 터진 뒤 계속된 1,2루 상황에서 김한수의 우중간 2루타까지 이어지면서 점수차를 3-0으로 벌였다.

승부의 최대 분수령은 5회말이었다. 삼성은 4회까지 호투하던 선발 하리칼라가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위기를 맞았다. 2사 1루에서 두 외국인타자 클리어와 데이비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린 것. 하지만 절체절명의 2사 만루에 마운드에 오른 'K' 권오준은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을 빠른공 3개로 3구삼진 처리하면서 한화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렇지만 한화의 저력은 엄청났다. 7회말에도 데이비스가 권오준에게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2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한화는 8회말 선두타자 김태균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솔로홈런을 터뜨려 0의 침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태균으로선 앞선 타석에서 만루기회를 놓친 한을 푸는 홈런이었다.

권오준이 홈런을 맞자 선동열 감독은 곧바로 철벽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중전안타를 맞고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도형과 한상훈을 연속 범타처리하면서 큰 무리없이 리드를 지키는 듯 보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의 얼굴은 무표정하면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대형사고가 났다. 거침없이 공을 뿌려대던 오승환이 동점 2점홈런을 허용한 것. 홈런을 빼앗은 주인공은 다름아닌 백업 포수 심광호였다. 교체포수로 8회초부터 들어선 심광호는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한가운데 빠른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가장 깊숙한 중견수 뒷쪽 펜스를 넘겼다.

올시즌 79⅓이닝 동안 단 1홈런만을 허용한 오승환이 올시즌 5홈런에 그친 심광호에게 홈런을 맞을 것이라 생각한 이는 거의 없었기에 이 한방은 더욱 극적이었다.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오승환도 그 순간에는 아쉬움때문에 탄식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한화는 9회초 마무리 구대성을 투입해 뒤집기에 나선 반면 삼성은 9회말에 오승환을 내리고 곧바로 오상민을 마운드에 올려 분위기 전환을 모색했다. 9회 양 팀 모두 득점에 실패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다 진 경기를 극적으로 연장까지 이끈 한화는 11회말 천금같은 기회를 얻었지만 아쉽게 무산시켰다. 동점홈런의 주인공 심광호의 좌전안타와 김수연의 볼넷 등으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데이비스가 바뀐 투수 권혁에게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기회를 무산시켰다.

반면 삼성은 12회초 환하게 웃었다. 선두타자 조동찬의 중전안타와 양준혁의 희생번트 등으로 만든 2사 2루 기회에서 배트 끝에 맞은 박진만의 타구가 절묘하게 1,2루간을 꿰뚫는 내야안타가 되면서 2루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2루수 한상훈이 2루 커버를 들어갔다 뒤늦게 공을 잡아 홈에 던져봤지만 주자를 아웃시키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귀중한 리드를 다시 잡은 삼성은 12회말 마지막 카드 임창용까지 투입했다. 임창용은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4차전 선발로 내정된 배영수까지 구원투수로 나섰다. 배영수는 볼카운트 1-3로 불리한 상황에서 이범호를 삼진으로 잡고 아웃카운트 한개를 남겼다. 이어 마지막타자 김인철 마저 유격수 땅볼로 요리해 힘겹게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연장 12회초 결승타를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펼치는 박진만(사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