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2년

‘시냇물 야구’와의 작별···삼성 야구에 ‘액센트’가 생겼다.

사비성 2022. 8. 8. 11:02

‘시냇물 야구’와의 작별···삼성 야구에 ‘액센트’가 생겼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전반기 삼성 야구를 ‘시냇물’에 비유했다. “드러난 성적을 떠나서 ‘기(氣)’가 느껴지지 않는다”며 “아무 소리도 없이 흘러가는 시냇물 같다”고 했다. “작년만 해도 피렐라 주도로 활화산 같은 공격이 나온다든가 ‘익사이팅’ 한 승부처가 많았는데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삼성은 올시즌 경기 후반 아쉬움이 큰 야구를 했다. 지난 전반기에서는 5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이 0.636(21승12패)로 9위, 7회까지 앞선 경기의 승률이 0.758(25승8패)로 10위로 처졌다. 7회까지 뒤진 경기의 승률이 0.173(8승38패)로 1위에 오를 만큼 높았지만, 이 대목은 돋보이지 않았던 이유다.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지난 주중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현장 지휘봉을 잡았다. 승률 0.413(38승2무54패)로 9위까지 처진 상태에서 감독대행이 된 만큼 ‘부담 없이 하라’는 격려도 적잖이 들었던 모양. 그러나 그 얘기가 오히려 부담스러웠던 게 박 대행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현재 승률로는 순위표에서의 특정 지점을 목표점으로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치로 나오는 무언가를 약속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현장 수장이 바뀐 이상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는 게 팬들의 심리다.

박 대행은 확실한 다짐 하나만은 했다. “9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이는 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벤치와 선수들의 집중력에 대한 얘기였다. 리드하고 있는 경기에서는 1점이라도 더 달아나려는 집중력과 추격하는 경기에서는 한 점이라도 더 따라붙으려는 집중력을 경기를 통해 표출하자는 것이었다.

일단 삼성은 박 대행 체제 이후로 야구 색깔의 빠른 변화가 보이고 있다. 일단은 지난 주중 잠실 두산전을 1승1패를 하고, SSG와 주말 문학 시리즈 중 2경기를 나눠가지는 과정에서 시냇물 흐르듯 무기력한 야구와는 작별하고 있다.

감독대행 체재로 첫승을 따낸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9-2로 대승했지만, 타력이 펑펑 터져서 대량 득점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라운드에 쏟아낸 16안타 모두가 단타. 번트 안타 포함, 내야안타도 3개나 있었다. 선수들이 악착같이 뛰려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SSG와는 2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했다. 지난 6일 경기에서 6-6으로 맞서던 연장 11회말 1사 3루 위기에서 만루작전을 펼친 것이 최충연의 폭투로 끝나는 아픔도 맛봤지만, 앞선 경기에서는 1-1이던 연장 10회초 집중력을 보이며 뒷심 강한 SSG를 3-1로 잡는 저력을 보였다. 전반기 SSG와 9차례 만남에서 2승7패로 밀리던 흐름과는 다른 경기를 했다.

삼성은 전보다 승산 있어 보이는 경기 내용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 대행이 원하던 밑그림도 형체를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