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연일 주목받는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 행보
[김수인의 직격 야구] 연일 주목받는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 행보
허삼영 감독(50)의 자진사퇴로 지난 3일부터 전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46)은 시즌후 대행 꼬리를 뗄까. 삼성팬뿐 아니라 전체 야구팬들은 매경기 그의 지휘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박 대행은 과연 ‘준비된 사령탑’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는 많은 준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가 SK 수비코치에서 2016 시즌이 끝난 뒤 삼성 퓨처스 코치로 넘어온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삼성 구단에서 그의 지도자 재질을 눈여겨 보고 스카웃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구단이 박 대행을 지난해 11월 퓨처스 감독으로 임명한 것도 예정된 수순으로 점쳐진다. 허삼영 전 감독의 대를 이을 차세대 감독으로 포석을 한 것.
박대행이 지휘를 한 지난주 5경기에서 그의 철저한 준비성을 감지할 수 있다.
*3일 잠실 두산전 1-2로 뒤진 3회초 무사 1,2루의 찬스를 맞았다. 경기 초반이어서 보내기 번트가 썩 좋은 전략은 아니지만 감독 데뷔전인 만큼 번트 시도로 동점내지 역전 기회를 엿보는 게 당연한 수순. 그러나 후속 세타자의 연속 범타로 득점에 실패, 결국 1대3으로 졌다. 여기에서 박대행이 보내기 번트의 스몰 야구보다는 공격형 야구 원칙을 오래전부터 염두에 둔 것으로 짐작 할수 있다.
*4일 두산전 역시 3회초. 4-0으로 앞섰음에도 무사 1,2루가 되자 번트 성공률이 낮은 강민호에게 보내기 번트 지시를 내렸고 1사 2,3루에서 후속 2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공격형 야구를 선호하지만 전날밤 잠을 설칠 정도로 첫승이 중요했으므로 불가피하게 번트 카드를 내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
*5일 압도적인 선두인 SSG와의 원정경기에서도 박 대행의 경기 운영은 빛났다. 0-1로 뒤진 7회초 오재일이 선두타자 볼넷 출루로 기회를 잡았다. 박 대행은 오재일 자리에 김성윤 대주자를 투입했다. 김성윤은 2루를 훔쳤고, 강민호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 10회초 이날 주춤한 김재성 타순 때 대타로 김태군을 기용했고, 김태군은 쐐기 적시타로 3대1 짜릿한 역전극을 엮어냈다. 6일 경기 전 기자 인터뷰에서 ‘적장’ SSG 김원형 감독은 “박 감독대행이 김성윤을 대주자로 기용할 때 내심 기분이 좋았다. 한방이 있는 오재일이 경기 후반 한번 더 타석에 나설 가능성이 있었는데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삼성이 점수를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만약 주자가 오재일이었다면 3루까지도 못갔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기 포인트가 7회였는데 초보 박진만 대행이 승부의 맥을 잘 짚었다”고 평했다
*6일 SSG전에서는 강민호가 짜릿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3연승을 눈앞에 뒀으나 불펜진의 난조로 연장 11회 6대7 재역전패를 당했다(끝내기 폭투). 하지만 양팀 14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대혈전은 ‘8월의 한국시리즈’라는 극찬을 받았고, 박 대행의 평가는 더 올라갔다.
*7일 SSG전, 역시 대접전을 이뤘으나 이틀 연속 불펜진의 부진으로 6대7 재재역전패를 당했다(만루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사구로 6,7점째 허용). 그러나 과감한 발 야구, 타선 변경 등 다양한 작전은 박대행의 리더십을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모든 계획엔 ‘플랜 B’가 있다. 박대행이 남은 45경기에서 순항을 계속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삼성의 ‘플랜 B’는 무엇일까. 많은 야구인들은 이승엽의 깜짝 발탁을 꼽고 있다. KBO 홍보대사, 이승엽 야구장학재단 이사장이며 방송 해설위원인 이승엽은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삼성 레전드’인 만큼 현재 감독 데뷔의 절묘한 타이밍을 갖고 있다.
46세인 나이도 그렇고 비록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최강야구팀’의 감독을 맡고 있어 지도자 경륜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연고팬들도 기대가 크다.
이승엽 지인들은 “만약 삼성 구단에서 오퍼가 온다면 감독직을 수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이승엽은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9위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힘들지만(5위 KIA와 9경기차) 과연 누가 ‘대권’을 잡을지에 팬들의 관심은 후반에 갈수록 점점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편, 5월 11일 지휘봉을 잡은 NC 강인권 감독 대행은 시즌후 감독 승진이 유력해지고 있다. 강 대행은 8일까지 31승29패(3무)의 5할대 승률로 지난 4월 8일 이후 121일만에 팀을 7위로 올려 지도력이 돋보이고 있다. 포수 출신의 강대행은 창단 멤버(배터리 코치)의 이점에다 지난해 ‘코로나 술자리 파문’이후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잘 추스르고 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