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살 때 나보다 낫다" 국민유격수의 인정, 오지환 시그니처 수비에 노스텝 송구까지...대형 유격수의 폭풍진화
"스물한살 때 나보다 낫다" 국민유격수의 인정, 오지환 시그니처 수비에 노스텝 송구까지...대형 유격수의 폭풍진화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국민유격수'조차 혀를 내둘렀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2년 차 유격수 이재현(20)을 극찬했다.
박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첫 경기에 앞서 이재현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환해졌다. 폭풍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2년 차 저보다 여유가 있다. 저는 2년차 때 무조건 강으로 갔다. 이재현 선수는 벌써 강약조절을 한다. 타자와 상황에 따라 조절을 한다. 국가대표에 뽑힐 재능"이라고 했다.
칭찬이 무색하지 않은 활약을 이날도 펼쳤다.
1회 무사 1루에서 발 빠른 신민재의 땅볼을 여유있게 2루를 찍고 빠른 송구로 병살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안정된 수비를 이어가던 이재현 수비의 백미는 1-1이던 8회에 나왔다. 1사 2루, 오스틴 딘이 친 타구가 3-유 간을 향했다. 안타성 타구. 하지만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아낸 이재현은 노스텝으로 1루에 뿌려 타자주자를 잡아냈다. 중계해설자가 "오지환이 하는 수비인데"라고 감탄을 금치 못한 환상적 수비였다. 1루에서 아웃을 당한 오스틴은 헬멧을 벗은 채 분을 삼켰다.
2사 1,2루에서 2루주자를 묶던 이재현에게 오지환의 강한 타구가 또 한번 3-유 간으로 왔다. 빠르게 움직여 다시 잡아내려는 순간, 공이 크게 불규칙 바운드 되면서 적시타가 되고 말았다. 아무리 이재현라도 잡기는 불가능했던 타구였다. 하지만 이재현은 결승타가 된 이 타구에 너무나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한참을 망연자실 했다.
이날 동점득점과 역전타점의 주인공 LG 오지환은 후배 유격수에 대한 질문에 "김주원 선수는 나보다 좀 나은 것 같고, 이재현 선수는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며 성공을 확신했다.
올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아쉽게 탈락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이제 스물한살이다. 나는 스물네살 때 대표팀에 들어갔다.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것이다. 앞으로 잘 성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고를 졸업한 2022년 삼성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이재현은 첫 시즌부터 75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2할3푼5리의 타율과 7홈런, 23타점으로 홈런을 칠 수 있는 대형유격수로서의 잠재력을 선보였다.
올시즌 57경기에서 2할2푼1리의 타율과 6홈런, 22타점. 홈런과 타점은 벌써 작년 기록을 추월하기 직전이다.
수비에서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지난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통한 지옥훈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폭넓은 수비와 강한 어깨로 2년 차 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고 유격수 출신 박진만 감독이 시선이 머무는 지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원숙해지고 있는 삼성의 현재이자 미래. 어디까지 성장할 지 궁금할 정도다.
분명한 사실은 공-수-주에 파워와 스피드를 갖춘 대형 유격수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