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25타수 7안타(2루타 1개 포함)로 타율 0.280. 2타점. 4득점. 3볼넷을 기록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빛나지 않지만 그의 가치는 기록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삼성이 정상을 밟는데 공수주에서 매경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1차전에서 3회 빗맞은 안타를 날리며 삼성의 우승행진에 포문을 열었다. 상대선발 류현진이 2회까지 6명의 타자를 상대로 5탈삼진으로 역투했으나 박진만이 행운을 몰고오는 안타를 날리면서 흔들었고. 선취 2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1차전 결승득점을 올린 그는 특히 3차전 연장 12회초 2사 2루서 1·2루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이날 3-0으로 앞서다 삼성이 자랑하는 권오준과 오승환의 ‘KO펀치’가 홈런으로 무너지며 3-3 동점을 허용해 분위기가 한화쪽으로 기울었지만 연장 12회 혈투를 마감하는 그의 한방으로 삼성은 승리에 입맞춤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명품 수비’는 이번 시리즈에서도 더욱 빛났다. 삼성이 6차전을 치르는 동안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는데 그가 수비의 핵으로 맹활약했다. 단순히 실책이 없어서만은 아니다. 안타성 타구를 수없이 범타로 처리한 그의 능력은 사실상 한화타선의 숨통을 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시절 5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그는 역시 큰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삼성이 39억원의 거액을 투자하며 그를 영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박진만은 총 유효투표 53표 중 36표를 획득하면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그는 지난 3차전에서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경기 출장(42경기) 신기록을 세운 뒤 한국시리즈 출장을 45경기까지 늘렸다. 이제 만 30세에 불과한 그는 누구도 넘보지 못할 기록을 수립할 태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