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내야수 박진만. 어느새 최고참 대열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박진만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출장하면서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경기 출전 기록을 77경기로 늘렸다.
이날 3차전에서 박진만은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답게 1회초 첫 타석에서 2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팀의 초반 기세를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수비에서도 자신의 성역과도 같았던 유격수 자리를 떠나 2차전(8일)에 이어 생애 2번째 2루수로 출장했으나 큰 무리없이 잘 소화해냈다.
이러한 박진만도 11일 잠실 4차전에서 팀이 패할 경우 2010 포스트시즌을 접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팀의 베테랑으로서 위기를 돌파하는 길잡이가 돼줘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박진만은 지난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6번타자 2루수로 출장했다. 삼성의 선동열 감독은 "내야 수비를 맡아본 선수라면 내야 위치 어디에서도 다 수비를 할 수 있다"며 '전문 유격수' 박진만의 위치 변동을 알렸다.
대신 늘 박진만이 서 있던 유격수 자리에는 고졸 2년차 신예 김상수가 자리잡았다. 이 2차전을 통해 박진만은 생애 첫 2루수 선발 출장을 경험했다.
지난 시즌부터 점차 하향세를 보이던 박진만은 올 시즌에는 좋지 않은 몸 상태 등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거의 제외됐다가 이번 포스트시즌에 나서게 됐다.
어쩌면 전담 포지션이었던 유격수 자리를 새카만 후배에게 내주면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것이 어색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명품 수비'로 야구팬을 매료시켜온 박진만은 이제 내야 어느 곳이든 맡겨진 자리에 당당히 서려 한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 한국 프로야구를 통틀어 '가을잔치'에서 그라운드에 나선 횟수가 가장 많은 박진만이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을 이끌며 팀의 탈출구를 마련할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