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양준혁-박진만, 팀내 최소홈런 경쟁중?

사비성 2006. 9. 14. 01:41
양준혁-박진만, 팀내 최소홈런 경쟁중?

[스포츠서울] 양준혁(37)과 박진만(30)이 팀내 최다홈런 경쟁을 하고 있다?그렇다. 13일까지 양준혁은 12홈런. 박진만은 10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들 중 누가 팀내 홈런왕이 되느냐도 눈길을 끌지만 홈런갯수가 82년 프로야구 출범멤버인 삼성의 역대 팀내 홈런왕 중 최소홈런을 기록할 가능성도 매우 커 흥미를 자아낸다.

지금까지 삼성의 연도별 팀내 홈런 1위 중 최소기록은 82년 원년 이만수가 기록한 13개다.(표참고) 당시 팀당 80경기를 치르던 해였고 투고타저가 극심하던 시절이다. 이만수는 데뷔 이듬해인 83년 27홈런으로 첫 홈런왕에 오른 뒤 해태 김봉연을 제치고 사상 첫 개인통산 100홈런 고지에 오르는 등 97년 은퇴할 때까지 252홈런을 기록하며 홈런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만수가 쇠락할 시기에 김성래 양준혁을 비롯해 홈런타자들이 즐비하게 포진해 있었고 90년대 후반부터는 이승엽이라는 불세출의 홈런왕이 나와 홈런가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올시즌 양준혁과 박진만이 팀내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소재다. 양준혁이야 홈런왕에는 한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매년 30개 안팎의 홈런을 때려내던 타자. 2년 전만 해도 28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61로 생애 최악의 부진에 빠졌을 때 13홈런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박진만은 홈런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2000년 15홈런으로 처음 두자릿수를 넘긴 뒤 2001년 22홈런으로 생애 최다를 기록했다. 2004년까지 5년연속 20홈런에 가까운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해 7홈런에 그쳤다. 올해 두자릿수를 회복했지만 박진만이 팀내 홈런왕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올시즌 삼성의 홈런가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은 13일까지 팀홈런 68개로 8개구단 중 6위에 머물고 있다. 양준혁은 지난 5일 대구 롯데전에서 12호 홈런으로 박진만을 가까스로 2개차로 밀어냈다. 박진만은 8월 22일 대구 롯데전 이후 15경기 동안 홈런이 없다.

현재로서는 양준혁과 박진만이 82년 이만수가 기록한 13홈런을 넘기지 못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이승엽은 99년과 2003년 5월 한달간 15홈런을 날렸고. 올시즌 6월 요미우리에서도 한달간 12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아무리 투고타저가 기승을 부린다지만 격세지감의 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