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제24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타이완과 1차전에서 한국은 톱타자 이종욱의 역전 결승 3점포, ‘수비의 귀재’ 박진만의 쐐기포 등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홈런 2방으로 홈팀 타이완을 4-2로 시원하게 물리쳤다.
2004 아테네올림픽 본선 티켓 전쟁을 벌였던 2003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4-5 패),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2-4 패)의 악몽을 완전히 털어낸 값진 승리였다.
대표팀은 장타력이 장점인 타이완에 맞서 기동력을 앞세운 스몰볼로 승부를 걸겠다고 했으나 도리어 1만 4000여 타이완 팬들을 참담하게 만든 건 의외 인물에게서 나온 화끈한 홈런포였다.
주포 김동주와 이대호가 이날 잠잠했지만 올 시즌 홈런 1개와 7개에 머물렀던 이종욱과 박진만이 인터컨티넨털 펜스를 훌쩍 넘기며 대표팀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타선이 구성됐다는 점을 입증한다.
박진만은 상비군과 평가전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92에 그쳤으나 이종욱은 박찬호에게서 홈런을 앗아내는 등 홈런 2방에 타율 0.324를 남기며 부쩍 거포 자질을 뽐내고 있다.
이종욱은 0-1로 끌려 가던 5회 2사 1,2루에서 타이완 선발 린언위의 119㎞ 변화구를 확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05m짜리 석점포를 폭발시켰다. 도망가지 않는 적극적인 타격 자세로 홈 플레이트에 붙어 린언위를 압박한 이종욱은 몸쪽에 느린 변화구가 들어오자 번개처럼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종욱은 1회 몸 맞는 볼, 8회 볼넷으로 출루하는 등 2타수1안타, 세 번의 출루, 도루 1개 등으로 톱타자 몫을 충분히 해냈다.
박진만은 3-2로 쫓기던 7회 1사 후 바뀐 빠른 볼 투수 황준중의 초구를 노려 가운데 펜스를 넘는 비거리 125m짜리 솔로포로 타이완 응원석에 찬물을 끼얹었다.
3-1로 앞서다 6회 1점을 허용해 3-2로 쫓긴 상황이었던데다 황준중은 타이완리그에서 9승5패 12세이브를 거둔 투수로 공략이 쉽지 않았는데 박진만은 허를 찌르는 솔로 아치로 승부추를 완전히 한국쪽으로 돌려 놓았다.
2회 린지셩의 불규칙 바운드성 타구와 3회 좌타자 장지엔밍의 느린 타구를 유연하게 걷어내는 등 타이중에서도 박진만의 메이저리그급 명품 수비는 또 한 번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