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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의 만점타 삼성 박진만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7회초 1사 만루서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부산=김경민 기자> | |
경기전 배트를 주섬주섬 챙기던 삼성 박진만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아이는 어떤가요?"
박진만은 "많이 좋아졌고 커가면서 추가 수술이 필요할지 어떨지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라며 빙긋이 웃었다. 박진만에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살짜리 아들 지후군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진만은 올한해 야구 외적인 일로 심적 고통이 심했다. 몇달 전 아들 지후군이 넘어지면서 입 위쪽을 가구 모서리에 부딪혀 아주 크게 다쳤다. 결혼 4년만에 얻은 첫 아들이 다쳤으니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까. 그런 상황 속에서 팀내 주전 유격수로 뛰고, 또 올림픽대표팀 일원으로 베이징까지 다녀왔다. 어떤 곳에 있든 아들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 유격수. 이같은 평가 속에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언제든 2루와 3루 사이를 지켜야한다는 어려움이 내포돼있다. 그래서 박진만은 베이징에 다녀온 뒤에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다음번 대표팀 소집땐 양보하고 싶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아이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박진만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타율을 슬슬 끌어올리며 컨디션을 회복했다. 마음의 짐이 덜어질수록 몸은 가벼워지는 셈이다. 그 영향이 포스트시즌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9일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6번 타순에 나선 박진만은 첫 3타석에선 안타가 없었지만 7회초 1사 만루 네번째 타석에서 2타점 좌월 2루타를 터뜨렸다. 2-2 스코어가 4-2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박진만은 올시즌을 마치면 생애 두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FA에 대해 별다른 평가가 없었던 삼성 선동열 감독도 최근 "박진만은 잡겠다"고 공언했다. 그만큼 믿음이 크고, 신뢰가 가는 선수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