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격수 박진만의 별명은 '만두'다. 박진만과 '찐만두'의 어감이 비슷하기 때문에 얻은 별명이지만, 한편으론 늘 웃는 얼굴이 마치 만두처럼 친근해보인다는 것도 한 이유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위해 9일 오후 3시쯤 야구장에 도착한 박진만은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이었다. 야구장에 도착한 뒤 3시간 동안 박진만을 추적했다. |
◇"갑용이형이 대호보다는 빠르지 싶은데." < PM 3:05 3루쪽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다가 막바지 훈련중인 롯데 이대호의 모습이 보이자>
전날 1차전에서 삼성 진갑용이 롯데 유격수쪽으로 깊숙한 타구를 쳤다. 롯데 유격수 박기혁이 한번 공을 떨구며 어설픈 수비를 펼쳐 진갑용은 충분히 1루에서 살 것 같았지만, 결국 두발자국 앞에서 넉넉하게 아웃. 게다가 롯데 이대호도 6회에 좌익수쪽 2루타성 타구를 쳤지만 느린 걸음 때문에 결국 2루까지 뛰다가 횡사. 양 팀에서 발 느리기로 유명한 두 타자의 실제 주력을 박진만이 비교한 것.
◇"왜 다들 나보고 죽었다는거야." < PM 3:25 스트레칭을 위해 외야로 나가기 직전 요즘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올해 박진만은 정규시즌서 타율이 2할4푼4리로 기대에 못 미쳤다. 때문에 발도 느려지고 전반적으로 기량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실은 수비에서 만큼은 여전히 최고 유격수의 모습을 유지해왔다. 박진만은 "내가 설렁설렁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 미리미리 타구방향 예측하고 움직인다"며 명품 수비의 비밀을 밝혔다. 박진만은 "유격수가 움직이는 범위가 기껏해야 10m 정도인데 사실 주력은 큰 의미없다. 20~30m 단거리를 뛰면 다들 거기서 거기 아니냐"며 웃는다.
◇"저는 밥이 싫어요." < PM 4:45 기본적인 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에 돌아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중간식을 먹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묻자>
대부분의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면 라커룸에서 우동, 국수, 김밥 등 탄수화물과 각종 고기, 과일, 떡이나 샌드위치 같은 음식으로 경기전 배를 채운다. 구장마다 다르지만 중간식은 대개 선수 1인당 1만7000원 정도 가격의 음식으로 제공된다. 박진만은 중간식을 전혀 먹지 않는 보기드문 선수중 한명. 아무래도 배가 비어 있는 게 기민하게 움직이는 유격수 수비에 더 좋다는 믿음 때문이다.
◇"우린 밋밋한 관계였는데, 오늘은 어떨까?" < PM 5:30 경기 30분 전 롯데 선발이 에이스 손민한인데 자신있느냐고 묻자>
밋밋하다는 건 올시즌 손민한을 상대로 크게 잘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나쁜 성적도 아니었다는 의미. 박진만은 올해 손민한과 상대전적에서 6타수 1안타(2루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상대 타율은 1할6푼7리. 이날 박진만은 손민한을 상대로 첫 두타석에서 삼진과 1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