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진만은 17일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전날 1차전에서 '국민 유격수'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4-6으로 역전당한 7회말 2사 2루에서 고영민의 어렵지 않은 땅볼 타구를 백핸드로 잡다 놓치는 실책을 하고, 넋을 놓고 있다가 2루 주자 김현수의 득점까지 허용했다. 그런데도 웃음 띤 얼굴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했다.
박진만은 "어제 실책은 왜 그런 건가. 2루 주자 김현수가 홈에 들어가는 것은 봤나"라는 질문에, "공을 잡다가 놓쳐서 '타자가 살았구나'하는 생각만 했다. 김현수가 3루를 돌아 홈으로 가는 것은 보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을 놓친 것은 김현수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수도 "박진만 선배가 공을 빠뜨린 것을 못봤는데 포수가 공을 던지라는 제스처를 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상황을 알고 홈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김현수도 몰랐다고 하더라'는 말에, 박진만은 "김현수나 저나 둘 다 똑같은 놈이네요"라며 "요즘 축구(월드컵 최종예선)0가 신문 1면에 자주 나오니까 야구 얘기거리 만들어 드릴려고 그랬나봐요. 제가 MVP 받을 때는 기사를 크게 안다루더니 실책하니까 아주 크게 썼던데요"라며 다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