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통증 탓에 풀죽은 하루하루를 보냈던 박진만이 모처럼 고참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4타수 2안타 1타점. 그 1타점이 팀의 역전승을 견인한 동점타였다.
박진만은 29일 대구구장서 열린 SK와의 시즌 7차전서 3-4로 뒤진 8회말 1사 1, 3루의 천금같은 기회서 우익수와 1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안타를 때려내 4-4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어 현재윤의 삼진 후 채태인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맞은 삼성은 결국 신명철이 인내력을 발휘해 역전 결승 밀어내기 볼넷으로 5-4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따지고 보면 박진만의 안타 이후 김성근 감독은 이승호에서 정대현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몸이 덜 풀린 듯 정대현은 연속 볼넷으로 재역전을 허용했으니 팀 승리로 가는 징검돌을 놓은 박진만의 역할은 가치가 컸다.
사실 박진만은 최근 들어 불규칙한 출전 탓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선동열 감독도 경기 전 "아직 몸이 완전히 나은 것 같지가 않다. 몸이 제 상태가 아니다"고 우려할 정도.
이러한 걱정에 "전 언제나 괜찮습니다"라고 웃음짓던 박진만이었지만 경기 전 그의 표정은 예전의 당당했던 국민유격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부담을 갖고 선발 출장한 박진만은 수비면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쳤고, 방망이에서도 제 역할을 다해냈다.
경기 후 박진만은 "경기 출장이 오락가락해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다. 오늘 2안타를 친 것을 계기로 컨디션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오랜만에 특유의 살인미소(?)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