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5년

심정수 6억·박진만 6억·정수근 4억 ‘세금 날벼락’

사비성 2005. 7. 28. 23:12
심정수 6억·박진만 6억·정수근 4억 ‘세금 날벼락’

FA계약금 적용세율 작년부터 대폭인상…선수들 집단소송 움직임

 
‘심정수 6억!’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프로선수들이 세금 날벼락을 맞았다. 계약금에 적용되는 세율이 대폭 올라,선수에 따라서는 몇 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한꺼번에 청구받았다. 몇년 전에 계약한 선수들에게도 바뀐 원칙이 소급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2000년 이후 FA 장기계약을 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얼마 전 계약금의 30%가 넘는 무거운 세금 통지서를 받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계약금 20억원을 받은 프로야구 최고 연봉자 삼성 심정수의 경우 6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청구받았다. 여러 해 전에 10억원대 계약금을 받은 프로야구 A선수도 3억원이 훨씬 넘는 세금을 부과받았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축구,농구,골프 등의 타 종목 프로선수들도 역시 한꺼번에 세금 청구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4월부터 프로야구,프로축구 등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계약금을 기타 소득이 아닌 일반 소득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계약금이 기타 소득으로 인정되었을 때는 그중 75∼80%가 필요경비로 공제되었다. 즉 남은 20∼25%에 대해서만 과세되었다. 그런데 이제 계약금 가운데 원천소득징수된 3.3%를 제외한 전액이 과세대상이 되었다. 세금이 엄청나게 늘었다. 그리고 국세청은 이전에 계약한 선수들에게도 새로 적용하는 세율을 소급해 과세했다.

나진균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국세의 경우 소급 부과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5년 전 계약금까지 소급 적용했다고 한다. 프로야구의 경우 FA 제도 도입이 2000년이었으니 사실상 모든 FA 계약금이 새로 과세되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 구단 회계 담당자도 “지난해 규정이 바뀌면서 선수들 계약금에 붙는 세금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FA 계약금뿐 아니라 신인 선수의 계약금도 일반 소득으로 분류해 과거보다 무거운 세율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 프로야구 선수는 “예전에 받은 계약금에 이제 와서 몇 억원씩 세금을 매기는 게 말이 되는가. 소송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프로출범한 80년대 이후 20년 넘게 세금 혜택을 누렸던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갑자기 날아든 혹독한 세금 고지서 때문에 돌연 충격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