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2년

SK 박진만 부활의 2대 키워드는 '손가락'+'두바이'

사비성 2012. 8. 20. 20:53

SK 박진만 부활의 2대 키워드는 '손가락'+'두바이'

 수정: 2012.08.20 11:24

SK 박진만이 지난 8일 문학 삼성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SK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36)은 이달 들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팬들에 재인식시키고 있다. 8월에만 멀티히트를 4차례 기록하는 등 타격이 무르익고 있고, 트레이드마크인 안정된 수비력은 여전하다. 한동안 팀내 걸출한 후배들인 최윤석, 김성현과 주전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그가 다시 경쟁력을 확보한 비결은 무엇일까. 키워드는 '손가락'과 '두바이' 두개로 압축된다.

박진만은 지난 7월 중순 타격 훈련 도중 우연한 계기로 타격시 손가락 자세를 수정했다. 원래 박진만은 배트를 손에 쥘 때 위쪽에 자리하게 되는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펴고 타격을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두 손가락을 말아쥐고 배트를 휘두르는게 낫다는 점을 깨달았다. 최근 경기장에서 만난 박진만은 "배트 스피드가 약간 떨어졌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엄지와 검지를 펴고 스윙을 하면 다소 궤적이 퍼지는 느낌이었는데, 우연히 두 손가락을 말아쥐고 타격을 하니 궤적이 날카로워졌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요즘의 박진만은 남다른 면이 있다. 스스로는 "송도 두바이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는 말을 자주한다. 박진만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7월 2군에 머물렀는데 허허벌판에 위치한 SK 2군 구장인 송도 LPG구장의 사막같은 환경 안에서 '독기'를 품게 됐다. 그는 LPG구장을 '두바이'라고 부른다. 그는 "송도 두바이는 태양 바로 앞에 있다. 그곳에서 훈련과 경기를 하면 숨이 턱턱 막힌다. 올시즌 오랫동안 2군에 있었더니 자연스럽게 '1군에 올라가면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생기더라. 2군 낮경기를 뛰며 '1군에서 야간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얼마나 시원할까'를 자주 생각했다"며 이를 악물었다.

SK 이만수 감독은 지난 16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8월 들어 박진만이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2군에 있을 때 많이 뛰고, 많이 움직인다는 보고를 받았다. 1군에서 하고자 하는 의지, 살아남겠다는 각오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