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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진만. 사진=뉴시스 | |
[문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SK 박진만이 잠자고 있던 ‘비룡의 본능’을 깨웠다. 고참으로 말 뿐이 아닌 몸으로도 보여줬다. 덕분에 SK는 벼랑끝에서 나시 살아날 수 있었다.
SK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5점차 열세를 뒤집고 12-8, 대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2패.
박진만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8번타자 유격수로 나와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을 올리며 미친 타격감을 보였다.
박진만은 이날 유독 다른 동료들보다 일찍 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인천에 사는 동료들과 달리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그에겐 아침 일찍 출근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그는 30분 먼저 나와 훈련했다. 전날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행여 타격감을 잃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리고 그 훈련의 열매는 값졌다. 2회 첫 타석에서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방망이를 예열하더니 3-6으로 뒤지던 4회 첫 타석에서 바뀐 투수 차우찬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트렸다. 역전극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한 방. 이전 이닝에서 6점을 내주고 분위기가 가라 앉은 상황이라 그의 한 방은 홈런 한 개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결정적이었던 건 5-7로 뒤지던 6회였다. 역시 5회초 도망가는 한 점을 내준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빨리 추격점수가 나오는 것이 SK로선 매우 중요했다.
그 고민을 해결한 건 박진만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서 권혁을 상대로 이번엔 좌측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SK는 결국 이 이닝에서 상대 실책을 틈타 대거 6점을 뽑아내 역전 시나리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사실 3회까지만 해도 삼성 쪽으로 분위기가 급격히 흘렀다. 3회초에만 6점을 뺏기면서 스코어 1-6, 2차전 악몽이 또 다시 떠오르는 듯 했기 때문이다. SK는 2차전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무너질 듯 했다.
하지만 고비마다 터진 박진만의 홈런과 안타로 SK는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박진만이 잠자고 있던 SK의 가을 DNA를 깨운 셈이다.
2차전 패배 후 고참들은 미팅을 갖고 선수들을 다독였다고 했다. “이대로 지는 건 SK가 아니다. 하나로 뭉치자”는 내용이었다. 박진만은 경기 전 “1,2차전을 내준 것은 작은 차이같다. 상대가 잘하기보다 우리가 잘하지 못했다. SK다운 야구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말로 해도 그라운드에서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고참의 말에도 힘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진만은 몸소 보여줬다. 끝까지 해보자는 것을.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게 경기 전 박진만의 예상이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SK의 무서운 뒷심이 발휘던 덕분이었다. 비록 예상은 빗나갔지만 박진만의 얼굴엔 미소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기도 했다. 이게 바로 고참, 포스트시즌 최다 출장자(101경기)다운 힘이었다.
다음은 경기 전 박진만의 코멘트(3차전 승부의 키포인트를 짚어달라는 질문에)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 초반 분위기를 넘겨주면 2패의 후유증이 찾아올 것이다. 어제 쉰 것도 무의미해진다. 어제 쉬면서 다들 집에서 좋은 생각도 많이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선수들 표정도 확실히 어제보다는 밝아졌다. 어제 쉰 것도 있고 해서 나를 포함해 오늘 김강민, 박재상, 임훈, 이재원 등이 다른 선수들보다 30분 일찍 나와서 더 열심히 연습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1,2차전을 내준 것은 작은 차이같다. 상대가 잘하기보다 우리가 잘하지 못했다. SK다운 야구를 하지 못했다. 고비 때 삼성은 찬스를 잡았고 우리는 살리지 못했다. 그 차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