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배중현]
박진만과 장기를 두고 있는 김광현(가운데)의 모습. 사진=SK 제공 SK 선수들은 요즘 왜 장기를 둘까.
야구 시즌이 한창인데 최근 SK 라커에는 장기가 유행이다. 4월 중순 투수들의 회비 여분으로 장기판을 구입했는데, 이게 선수들 사이에서 이른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조동화와 박재상·윤길현·박종훈 등 1군 선수 중 대략 50% 정도가 장기를 즐기고 있다. 나이와 포지션 구분 없이 SK 선수라면 대부분 장기를 둔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장 조동화는 "머리 좋은 선수는 다 둔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장기TV를 보며 연구를 하기도 하고, 서로 원정길 버스 안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실력을 쌓는 선수도 있다.
주된 이유는 친목 도모다. 조동화는 "선수들끼리 같이 하면 서로 훈수도 많이 두고 재밌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며 "한 두 명이 두다가 보면 어느새 다들 모여서 집중하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1:1게임이지만 서로 얘기도 많이 하면서 긴장감도 풀리고 장난치다보면 자연스레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박)진만이형이 뜨면 '빅매치'다. 후배들이 모여든다"며 "진만이형이 최고참이라서 다들 훈수는 두지 못하고 조용히 보기만 한다"고 재밌어했다.
투수 박종훈은 "포수 출신들이 머리가 좋은지 장기를 잘 두는 것 같다"며 "두다보면 즐겁기도 하고 선수들끼리도 더 돈독해지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즌 초반 달라진 모습으로 상위권에 올라있는 SK. ‘장기’라는 매개체가 선수들의 '단합'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