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진만-한화 권용관(오른쪽). 스포츠동아DB27일 권용관 홈런으로 박진만 기록 깨
박진만, 끝내기 홈런 불구 최고령 무산“그라운드 한 바퀴 도는 것도 힘들어.”
SK 박진만(39)은 28일 문학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뒤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전날 한화전에서 6-6 동점인 9회말 2사 1루서 권혁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치며 영웅이 됐다. 시즌 2호 홈런을 끝내기포로 장식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인 그는 “요즘 2개 베이스 이상 뛰면 힘들다. 그래서 후배들한테도 ‘내가 주자 나가 있을 때는 2루타 치지 말고 홈런 쳐라’고 한다”며 웃고는 “어제(27일)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도는데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직구에 배트가 자꾸 밀린다. 특히 권혁은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는 투수니까 직구 하나만 노리고 히팅포인트를 더 앞에 두고 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진만은 자신의 기록 하나를 잃었다. 이날 권용관(1976년 11월 19일생)이 SK전에 유격수로 선발출장해 4회 솔로홈런을 때려내면서 역대 유격수 최고령 홈런 기록(38세 7개월 8일)을 새로 썼기 때문이다. 박진만(1976년 11월 30일생)이 2일 수원 kt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쳤을 때 기록한 38세 6개월 3일을 넘어선 것. 공교롭게도 당시 박진만은 종전 권용관(38세 4개월 26일)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한화전에 박진만은 6회 대타로 나서서 1루수를 봤기 때문에 끝내기 홈런은 유격수 기록과는 상관없었다.
취재진이 ‘권용관한테 내준 역대 유격수 최고령 홈런 기록을 다시 빼앗아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박진만은 “그런 기록은 안 빼앗아 와도 된다”고 손사래를 치더니 “권용관 저런 선수가 잘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나태해질 수 있는데 나나 권용관이 솔선수범해야 다른 선수들도 더 오래 선수생활을 꿈꿀 수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권용관은 전날 경기 후 끝내기 홈런을 친 친구 박진만에게 ‘멋있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자 박진만은 별다른 얘기도 없이 ‘ㅋㅋㅋ’라는 답변을 보냈다. 둘은 관심 없다지만,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을 놓고 주거니 받거니 벌이는 우정의 핑퐁 대결이 흥미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