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 "강한 훈련 속 선수들이 힘들수록 감독·코치진은 기쁘다" "꼭 필요한 훈련, 선수 스스로 느끼고 성장해나갈 것 기대" 구자욱 저연차 훈련 자진 참여…힘들다 말 없이 훌륭한 본보기 타격·수비 등 꽉 짜여진 스케줄…기본기 갖춰 무사히 완주 하길
"강한 훈련에 선수들이 힘들어 할수록 감독·코치진은 더 기운이 납니다."
한층 더 강하고 혹독한 훈련이 예고됐던 삼성라이온즈 일본 오키나와 국외 마무리캠프가 열흘간의 일정을 치르며 반환점을 돌았다. 마무리캠프 참가 선수단은 앞선 훈련들보다 배 이상의 꽉 짜여진 훈련스케줄을 소화하며 한층 더 성장해나가는 모습이다.
강화된 마무리캠프를 이끌고 있는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며 마무리캠프 중간 과정을 돌아봤다.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만난 박 감독은 "훈련의 절반 정도를 지나왔다. 젊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느껴졌다. 혹독한 훈련 스케줄이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내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연차 선수들은 여태껏 하루종일 오롯이 집중력있는 훈련을 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을 것이다. 타자들은 타격 자세나 치기 전의 타이밍, 수비에서는 포구와 송구까지 이어지는 기본 자세까지, 내가 올해 초 퓨처스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좋아지는 것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옥훈련'이라고 해서 단순히 반복, 체력훈련만 강하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박 감독은 "기본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수들은 급할 때 자기 버릇이 나온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멘탈적으로도 강해지도록 훈련하고 있다. 실책하고 자기 버릇이 안 나오도록 확실하게 몸에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가 더 잘 안다. 반복훈련을 통해 위기 순간에도 실수없이 가장 편안한 자세 흔들림없이 만들어주려고 한다"고 했다.
강화된 훈련은 선수들의 모습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한층 더 슬림해지고 탄탄해진 몸에 오키나와의 뜨거운 햇빛에 그을린 피부는 덤이다. 박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훈련이다. 이번 마무리캠프가 젊은 선수들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10개 구단 중 우리만 유일하게 국외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성과를 안고 돌아가는 것이 감독, 코치진의 의무다"고 강조했다.
저연차 선수들 위주의 마무리캠프에 구자욱도 포함됐다. 구자욱 스스로 간청했고 구단이 이를 허가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구자욱은 의지와 목적을 분명히 해서 이번 캠프에 참가했다. 솔직히 캠프 중간 한 번쯤은 '진짜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전혀 없다. 오히려 솔선수범해서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올해 LG에서 박해민 선수의 FA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한 포수 김재성에게는 마무리캠프 주장직을 맡기기도 했다. 박 감독은 "김재성은 올해 우리 팀에 왔지만, 투수조와 야수조 모두 잘 아우르고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캠프 선수단에서 구자욱 다음으로 선임인 선수로 좋은 모범을 보이고 있고 선수들도 잘 따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외야수 김상민의 부상은 아쉬움이 남았다. 김상민은 이번 캠프에서 외야 수비 연습을 하다 펜스에 부딪히면서 손목 골절 등 큰 부상을 입고 조기 귀국했다.
박 감독은 "캠프 처음 시작할 때 김상민의 자세를 보고 '정말 마음먹고 왔구나' 하는게 느껴질 정도로 기대가 됐다. 올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1군에서 활용도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불의의 부상을 입어 아쉬울 따름이다. 부상도 정말 열심히 훈련에 임했기에 생겼다"고 밝혔다.
이제 중반을 넘어선 마무리캠프에서 박 감독은 끝까지 선수단이 완주해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랐다. 그는 "선수들이 훈련에 힘들어할수록 우리 코치진은 기쁘다. 비시즌 때도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기본기를 잘 갖추고 무사히 잘 완주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