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2년

박진만 감독 “김상수 이탈? 박수 쳐 주고 대안 만드는 것이 내 역할”

사비성 2022. 11. 23. 09:59

박진만 감독 “김상수 이탈? 박수 쳐 주고 대안 만드는 것이 내 역할”

 

“남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좋은 대우 받게 된다면 좋은 일. 혹시 떠날 수도 있으니 대안을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신임 감독이 유격수 김상수에 대해 한 말이다.

김상수는 올 FA 시장에서 포수 다음으로 인기가 좋은 유격수가 가능한 선수다. 한때 경쟁에서 밀려 2루수를 맡기도 했지만 올 시즌 박진만 감독이 대행을 맡으며 다시 유격수 자리를 찾은 바 있다.

 

만약 그때 박진만 대행이 시의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김상수가 지금처럼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FA 시장에서 2루수에 대한 수요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김상수의 유격수는 끝났다”고 말할 때 박진만 당시 대행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상수가 몸 상태도 잘 돼 있고 공격력도 올라오고 있다. 현재 우리 팀에서 유격수를 가장 잘할 선수는 김상수”라며 과감하게 김상수를 다시 유격수로 돌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상수는 녹슬지 않은 수비 실력을 보여줬고 공격력도 차츰 올라가는 곡선을 그렸다. 비록 팀은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김상수 입장에선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만족스러운 시즌이 됐다.

현재 김상수는 여러 팀의 러브 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도 필수 전력으로 분류해 잔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김상수의 이탈에 대해 준비도 해 둬야 하는 상황이다.

박진만 감독에게 대비책을 물었다. 답이 돌아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무리 캠프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띌 정도였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이재현 김영웅 김동진 등이 대안으로 성장하고 있다. 훈련량이 정말 많았는데 이탈하지 않고 버텨냈다. 마무리 캠프에서의 경험이 선수로서 커 나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체 자원으로서도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잘 배우고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중에선 이재현이 가장 앞서 있다. 올 시즌 1군 경험도 가장 많이 했던 선수다.

수비에서 다소 딱딱하고 급한 부분이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마무리 지옥 훈련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웅도 한 방을 가진 선수고 김동진은 박진만 감독이 2군 감독일때 부터 공을 들인 선수다. 올 시즌 2군 4할 타자이기도 하다.

박 대행은 “조금씩 기량 차이가 있지만 누가 더 낫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다들 열심히 해 왔기 때문에 모두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나오게 될 것이다. 그 선수가 주전이 되는 것이다. 지금은 같은 출발 선상에 서 있을 뿐이다. 누가 더 앞서 나갈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유격수 김상수를 잡을 수 있을까. 만만치 않은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전력 이탈에 대한 준비도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김상수를 반드시 잡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박 감독은 “선수가 좋은 대우를 받게 되면 지도자도 좋은 일이다. 만에 하나 김상수가 팀을 떠나게 되더라도 박수를 쳐 줄 것이다. 스스로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가치를 인정 받은 것”이라며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할 뿐이다. 김상수가 빠져나가면 그 공백을 메울 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지금 젊은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과가 나오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