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23년

‘영원한 삼성맨’ 이승엽 vs ‘삼성 새 사령탑’ 박진만… ‘웃픈 승부’

사비성 2023. 3. 22. 09:32

‘영원한 삼성맨’ 이승엽 vs ‘삼성 새 사령탑’ 박진만… ‘웃픈 승부’

■ 프로야구 내달 1일 개막… 미리보는 ‘10인의 감독 열전’

‘국대 동기’이승엽-박진만
초보 사령탑으로 ‘지략대결’

염경엽-이강철-김종국
광주일고 동문 ‘선의의 경쟁’

올해로 계약 종료 외국인 감독
수베로-서튼 맞대결 관심집중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김원형-홍원기 리턴매치 주목


오는 4월 1일 개막하는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는 10개 중 4개 구단이 새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두산 이승엽, LG 염경엽, 삼성 박진만, NC 강인권 감독이다. 적지 않은 변화 속에서 감독들의 얽히고설킨 인연과 경쟁 구도는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두산 사령탑에 오른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 특히 그의 친정팀 삼성과의 승부다. 이 감독은 삼성 레전드 출신이다. 지난 1995년 프로에 데뷔한 이 감독은 일본프로야구(2004∼2011년) 시절을 제외하고 줄곧 삼성에서만 뛰다 은퇴했다. 이 감독은 통산 1096경기에 출장했고, 타율 0.302에 467홈런 1498타점을 남겼다. 467홈런은 역대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이다. 이 감독이 현역 시절 사용한 36번은 삼성의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다. ‘이 감독의 몸에는 푸른 피가 흐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그래서 이 감독이 친정팀 삼성이 아닌 두산 사령탑에 오른 것은 지난겨울 야구계 최대 이슈였다.

이런 이 감독과 올해 ‘감독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삼성을 이끌게 된 ‘국가대표 동기’ 박진만 감독과의 지략 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1976년생 동갑인 이 감독과 박 감독은 2000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각종 국제 대회에서 함께 뛴 사이. 이 감독은 “친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 감독은 “이승엽 감독과 재미있는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얽히고설킨 두산의 삼성과의 올 시즌 첫 경기는 오는 4월 25일 대구에서 열린다.

 

야구계에서 대표적인 ‘절친’으로 알려진 염경엽 LG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의 ‘재대결’도 흥미를 끈다. 염 감독과 이 감독은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 나이는 이 감독이 염 감독보다 두 살 위다. 두 감독이 절친이 된 것은 2012시즌을 마친 뒤부터다. 2012년 10월 넥센(현 키움) 사령탑으로 선임된 염 감독은 당시 KIA를 떠나 갈 곳 없던 이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고, 두 사람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런데 우승 경험은 이 감독이 먼저 했다. 이 감독은 2021년 KT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두 감독의 맞대결 전적은 이 감독이 19승 13패로 앞서 있다. 이 감독은 2019년 KT 감독으로 선임됐고, 염 감독은 2019∼2020년 SK(SSG)를 이끌었다. 올해 두 팀은 우승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해설자로,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봤던 염 감독의 시야가 우승에 목마른 LG에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두 감독과 함께 역시 광주일고 출신인 김종국 KIA 감독의 선후배 대결도 관심거리다. 이 감독과 김 감독은 KIA에서 선수, 코치로 함께했다. 염 감독과 김 감독은 광주일고-고려대 동문. 이 감독은 지난해 사령탑에 데뷔한 김 감독을 상대로 10승 1무 5패로 압도했다.

올해로 계약 마지막 해를 맞는 외국인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과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대결도 기대된다. 두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 마이너리그 시절 선수로 처음 인연을 맺었고, 교육리그에선 팀원으로 함께 했다. 지난해엔 서튼 감독이 수베로 감독에게 12승 4패로 크게 앞섰다. 한화와 롯데는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김원형 SSG 감독과 홍원기 키움 감독의 ‘리벤지 매치’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선 SSG가 4승 2패로 키움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 감독은 지난겨울 소속팀과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선 SSG가 11승 5패로 우위였다. 두 팀은 올해도 강력한 전력으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