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박두 포스트시즌] ‘감독’ 박진만이 맞는 첫 PS… 그의 머릿속은 온통 ‘가을’입니다
설레는 처음, 만반의 준비만이 살길이다.
프로야구 삼성의 제16대 사령탑 박진만 감독은 한국 명품 유격수 계보를 이은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명성에 걸맞게 가을도 익숙했다. 현대에서 4번, 삼성에서 2번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일구며 ‘반지 수집가’로 불렸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감독으로서 전에 없던 가을을 준비한다.
정식 감독 2년 차인 올해, 신진급 선수들의 스텝 업을 이끌며 약체 평가를 딛고 정규시즌 2위 반전을 빚었다. 삼성 팬들이 지난 8년간 1번밖에 맡지 못한 가을 공기가 드디어 대구에 스며든다.
박 감독의 감회도 남다르다. 그는 “포스트시즌(PS)은 분위기부터 다르다. 긴장되고 떨리는 무대”라며 “선수 때는 PS를 정규시즌 성적의 보너스라 생각하며 최대한 편하게 시리즈를 치르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다르다. 수장으로서 세세한 기초 공사가 필요하다. 돌발 변수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감독으로는 나도 처음이지 않나. 준비할 게 참 많다”고 웃는 그가 PS 생각만으로 매일을 보내는 이유다. 특히 선발진 구상과 불펜 보완 등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돈다.
박 감독은 “선발 투수는 3명이면 된다. 다만 구체적인 면면과 순번은 아직이다. 상대 팀도 고려해야한다”는 고민을 전했다. 원태인-코너 시볼드-데니 레예스가 유력하다. 다만 오른쪽 광배근 일부 근손상으로 회복 중인 코너가 변수다. 사령탑은 “코너의 투구 수가 올라오지 않으면 원태인이 1선발을 맡아야 한다”고 짚었다. 코너가 자연스레 불펜에 투입되는 변칙 운용이 예고되는 셈이다.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박 감독은 “코너가 1선발로 나서더라도 경우에 따라 꼭 잡아야 하는 경기라면, 원태인도 원포인트로 나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임시방편이다. 추후 선발 등판을 고려하겠지만, 승부수가 필요할 땐 과감히 움직이겠다는 의중이다.
모든 게 헐거워진 불펜에서 비롯된 고민이다. 필승조 최지광은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아웃 됐다. ‘돌부처’ 오승환은 부진 속에 1군에서 제외됐다. 박 감독이 “1이닝도 버거운 상태다. 지금 구위라면 PS엔트리는 힘들다”고 선을 그을 정도다.
김태훈, 임창민, 김재윤 등으로 버텨야 하지만, 시리즈 중·후반 힘이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령탑은 ‘유연함’에서 타개책을 찾는다. 그는 “PS에 정해진 순번은 없다. 위기마다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를 활용한다. 변칙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식기를 활용한 탄탄한 준비에만 몰두한다. 박 감독은 “처음 PS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다. 부담감을 이기고 제 기량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재밌고 편안하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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