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김민재 '철벽' 키스톤 콤비 탄생

사비성 2006. 3. 14. 15:18
박진만-김민재 '철벽' 키스톤 콤비 탄생
[마이데일리   2006-03-14 15:46:55]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박진만과 김민재 등 한국 내야수들이 연일 눈부신 호수비를 펼치고 있다.

14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2번째 경기인 미국전에서도, 키스톤 콤비로 출장한 박진만과 김민재가 메이저리그급 수비로 7-3 대승을 견인했다.

박진만은 5회 1사 1,2루의 위기에서 멋진 수비로 위기를 막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간판 타자 치퍼 존스의 3유간을 꿰뚫는 타구를 잡아낸 박진만은 넘어지면서도 정확하게 2루에 송구,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김민재는 이를 1루로 깔끔하게 연결하여 병살을 이뤄냈다. 미국 분위기로 넘어갈 순간에 찬물을 끼얹은 파인 플레이였다.

김민재도 3회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1사 후 2번 타자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가 친 공은 마운드를 스치고 중견수 앞으로 빠지는 안타성. 그러나 김민재는 이를 다이빙 캐치, 정확하게 1루로 연결하는 호수비를 펼쳤다.

반면 내로라하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가 모인 미국은 수준 이하의 수비로 관중들의 야유를 들었다. 주전 2루수 체이스 어틀리(필라델피아 필리스)는 6회 무사 1루서 이종범의 2루쪽 내야 안타를 떨어뜨려 무사 1-3루를 만들어줬다. 어틀리는 얼마 뒤 4번 최희섭의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놓쳐 두 번째 에러를 범했다.

7회에는 진갑용의 유격수 땅볼을 마크 테세이라(텍사스 레인저스)가 놓쳐 3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어틀리가 한 경기에 두 개의 실책을 범한 데 반해 한국은 WBC에 참가한 16개국 중 유일한 무실책을 기록중이다.

한국이 이토록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이유는 수비에 중점을 둔 선수 선발이 큰 몫을 했다. 내야수를 선발하는데 있어 김인식 감독은 안경현(두산), 조동찬(삼성), 홍세완(기아) 등 타격이 뛰어난 선수보다 박진만, 김종국, 김재걸 등 수비력이 우수한 선수 위주로 뽑았다.

또한 2루수-유격수-3루수 등 내야의 각 포지션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선호했다. 때문에 빼어난 수비력을 갖추고 있지만 유격수로 포지션이 한정되는 손시헌(두산)은 선발되지 못했다.

WBC 초반 한국이 타격에서 부진을 보일 때는 이것이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이 연일 호수비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자 이와 같은 비판은 사그러들었다.

게다가 타격에서도 이들은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국은 10타수 4안타 0.400의 타율을 기록중이며 미국전에 첫 선발 출장한 김민재는 5타수 3안타 1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재걸은 팀에 기동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명장' 김인식 감독의 공헌은 투수진 운용뿐만이 아니라 내야 수비 구성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