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박종호와 유격수 박진만 현대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 눈빛만으로 서로의 의중을 알아차릴 정도로 명품 플레이를 선보인다. 타구처리 뿐만 아니라 상대의 수까지 내다보며 야구를 읽는 눈, 긴밀한 공조관계 등에서 최고수준이다. 올시즌 초반 박종호가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등 갑자기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정을 찾고 있다.
박종호와 박진만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방방이 때문에 속이 터졌다. 박진만은 시즌 초반 3할 후반대의 타율로 팀내 타격 1~2위를 다툴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지만 4월말에 2할대로 떨어진 뒤 계속 추락을 맛봤다. 그런데 최근 4경기 타율은 15타수 6안타로 0.400이다. 홈런 2방과 4타점도 곁들였다. 2할4푼대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0.264로 치솟았다.
2000년 타격왕 출신 박종호는 스타트가 좋지 않았다. 김한수 조동찬과 개막 이후 무안타 경쟁(?)을 벌이다 먼저 탈출을 하긴 했지만 1할대에서 허덕였다. 그런데 어느새 타율이 0.275까지 올라갔다. 최근 4경기에서 10타수 6안타.
이들은 지난달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최근 좋은 타격감을 계속 이어갔다. 박진만은 2회 1사 2루서 중전 적시타를 치며 결승타점을 올렸다. 삼성타선에 상대선발 손민한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5회에는 중전안타, 7회에는 시즌 4호 좌월 솔로홈런까지 퍼부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박종호도 3타수 2안타.
삼성은 올시즌 1번 박한이와 3번 양준혁이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데 그동안 박종호가 그 연결고리 역할을 못하면서 득점 생산력이 떨어졌다. 박진만도 하위타선의 약화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힘을 내면서 삼성은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 올시즌 처음 두자릿수 득점(11)을 올리며 최다안타(16)를 기록했다. ‘양박’이 터지자 삼성타선도 비로소 터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