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결승타…많이 나온 값 ‘톡톡’

사비성 2006. 10. 25. 23:22
박진만 결승타…많이 나온 값 ‘톡톡’

[한겨레] 집중력과 기동력에서 앞선 삼성이 연장 접전 끝에 한화의 끈질긴 추격전을 따돌리고 4-3, 1점차의 승리를 챙겼다. 홈런포만 앞세운 한화로산 ‘2%’가 부족한 경기였다.

25일 한국시리즈 역대 14번째 연장전이 펼쳐진 대전구장. 삼성엔 한국시리즈 최다출장 신기록(42경기)을 세운 박진만(30)이 우뚝 버티고 있었다. 그는 기록만큼이나 이날 두차례의 적시타를 터뜨리며 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2승1패로 앞서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2승을 남겨두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 뒤 3차전을 승리한 팀이 시리즈를 제패한 것은 9차례 중 8차례나 된다.

3-3으로 맞선 연장 12회 2사 2루. 박진만은 한화의 특급마무리 구대성을 상대로 2루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내야안타를 쳤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2루에 있던 김창희가 전력질주하며 홈으로 들어와 결승점을 뽑았다. 4시간27분에 걸친 접전이 삼성의 승리로 마감되는 승부처였다.

박진만은 5회 2사 2루에서도 좌중간 적시 2루타로 팀의 두번째 점수를 뽑아내는 등 6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해 이날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박진만을 비롯한 삼성 타선은 9개의 안타를 효과적으로 집중시키며 상대 실책과 볼넷 등을 엮어 4점을 뽑아내는 ‘경제 야구’를 폈다.

경기 초반부터 삼성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1회 무사 1루에서 조동찬의 번트 때 3루수 이범호의 1루 송구실책을 틈타 만든 무사 1·3루. 양준혁의 평범한 1루 땅볼 때 박한이가 선취점을 뽑아냈다. 4회까지 최영필의 구위에 눌린 삼성은 5회 박진만과 김한수의 적시 2루타로 점수를 3점차로 달아났다.

공교롭게도 첫 타점을 올린 양준혁과 두번째 타점을 기록한 박진만은 한화를 상대로 각각 11타점과 13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한화에 강한 면모를 이날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양준혁은 한국시리즈 21경기 연속 출루행진을 이어갔고, 팀의 세번째 타점을 올린 김한수는 한국시리즈 통산 32개의 안타를 쳐내 최다안타 타이기록(현대 이숭용)에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한화는 0-3으로 뒤진 8회말 김태균이 권오준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리고, 심광호가 오승환을 맞아 동점 투런포를 날리며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연장 11회말 맞이한 2사 1·3루의 기회를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특히 한화 타선은 6안타로 침묵했다. 구대성과 오승환의 대결로도 관심을 끈 이날 승부에서 둘은 모두 제몫을 다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궈야 했다. 권오준과 오승환이 무너진 삼성은 그 뒤를 오상민과 임동규 권혁 임창용 배영수 등이 총출동해 무실점으로 이어던지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