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오승환, 기내서 졸도 소동·박진만도 '파김치'

사비성 2006. 11. 8. 23:13
오승환, 기내서 졸도 소동·박진만도 '파김치'

[조선일보 고석태기자]

올해는 일본을 꺾을 수 있을까?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의 챔피언들이 모여 최강팀을 가리는 2006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가 9일 일본 도쿄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첫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에 참가하는 삼성은 일본 챔피언 니혼햄 파이터스(9일 오후 6시), 중국 대표팀(10일 낮12시 30분), 대만 챔피언 라뉴 베어스(11일 오후 7시)를 상대로 예선을 치른다. 결승전은 12일 오후 6시. 우승 상금은 5000만엔. 준우승팀은 3000만엔을 받는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이날 도쿄돔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도전인 만큼 목표는 우승이다.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철벽 마운드로 지키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선 감독은 키 플레이어로 노장 양준혁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선수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은 7일 도쿄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졸도, 선수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기내식을 제공받는 도중 일어서다가 비틀거리며 쓰러져 산소 호흡기를 동원해 응급 처치를 받았다. 삼성 코칭스태프의 얼굴이 굳어진 것은 당연한 일. 양일환 투수코치는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 요 며칠간 코피를 흘리는 등 정상이 아니었다. 승환이가 워낙 아파도 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라 계속 던질 수 있다고 하지만 관리를 해 줘야 한다”고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일본 언론이 경계의 대상으로 꼽고 있는 유격수 박진만도 마찬가지. “야구를 시작한 후 이렇게 피곤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번 대회까지는 정신력으로 버티겠지만 아시안게임이 더 걱정”이라고 했다. 선 감독은 “주전 선수들의 상태를 봐서 경기 출장을 가급적 줄여주겠다”고 말했다.

삼성의 가장 강력한 적수는 44년 만에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니혼햄. 오가사와라(32홈런)-세기뇰-이나바 아츠노리(이상 26홈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무섭다. 마운드에는 좌완 야기 도모야(12승8패)와 우완 다르빗슈 유(12승5패)의 ‘원투펀치’에 마무리 투수 마이클 나카무라(5승1패39세)가 버티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전력은 우리가 밀리지만 단기전이라 변수는 있다”면서 “우선은 대만의 라뉴 베어스를 꺾고 결승에 올라가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니혼햄과의 예선 1차전에는 임동규를 선발로 낸 뒤 라뉴전에는 브라운을 투입해 결승진출권을 따내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