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공격은 이나바. 수비는 박진만.’

사비성 2006. 11. 9. 00:48

‘공격은 이나바. 수비는 박진만.’

 

‘공격은 이나바. 수비는 박진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 첫날인 9일 경기에서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에서 각각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진만(30·삼성)과 이나바 아쓰노리(34·니혼햄)의 명암이 엇갈렸다.

이나바가 매서운 방망이로 팀 승리를 이끈 반면 박진만은 타석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중심 타자 노릇을 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박진만은 트레이드 마크인 유격수 수비에서 몇 차례 그림 같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한국시리즈 MVP의 자존심을 세웠다.

주니치와의 일본시리즈에서 5번 타순에 출장했던 좌타자 이나바는 이날 용병 타자 세기뇰이 여권 문제로 출전하지 못함에 따라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타순은 바뀌어도 일본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3할 5푼 3리. 2홈런 7타점을 기록한 방망이 솜씨에는 변함이 없었다.

1회 2사 2루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4회 2사 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삼성 선발 임동규로부터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0-1에서 몸쪽 낮은 공을 감각적으로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1-1 동점이던 6회초 승리의 물꼬를 다시 니혼햄 쪽으로 돌려 놓은 해결사도 이나바였다. 1사 1·3루 찬스에서 권혁으로부터 1루수와 2루수 사이 안타를 뽑아내 3루 주자 모리모토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결승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반면 5번 타자로 나선 박진만은 3타석 2타수 무안타로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회 볼넷 하나만을 얻어냈을 뿐 2회 삼진. 6회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1-5로 승부가 기운 7회초 대수비 박정환(2루수)과 교체됐다. 그러나 3회 2사 후 모리모토와 4회 1사 후 오가사와라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2루 베이스 뒤에서 여유 있게 잡아내 1루에서 아웃시키며 일본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삼성과 니혼햄은 오는 12일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나바의 승리로 끝난 한·일 MVP간 맞대결이 2라운드에서는 어떤 드라마를 펼쳐낼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