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홈런 존' 너도나도 한마디 |
롯데 포수 강민호의 시원시원한 반응이었다. 강민호는 화요일(17일) 열린 올스타전 직전 외야 쪽에 설치된 '5000만원 홈런 존'에 가장 큰 애착을 보인 선수였다.
KBO는 이번 올스타전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사직구장 전광판 바로 왼쪽 부분에 '슬러거 홈런존'을 설치했다. 경기 중 홈런 타구가 이곳에 맞으면 5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진짜 기록이 나올 경우에 대비해 스폰서 업체가 보험까지 들었다고 한다.
홈런 존까지 거리는 약 125m. 만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통상 타자들이 그 코스로 홈런 타구를 날리기가 굉장히 어렵다.
경기 전 동서군 올스타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강민호는 "반드시 칠 겁니다"라며 의욕을 보였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화 김민재도 "내 홈런 최대 비거리가 125m니까 나도 한 번 도전해야지"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민재는 "동군 선발 손민한과 약속했다. 내 타석에서 직구만 넣기로. 홈런 존에 떨구면 민한이에게 2000만원 주기로 했다"며 껄껄 웃었다. 반면 잠시 후 1루측 덕아웃에서 만난 롯데 손민한은 "에~이, 직구 던져 줘도 거기까지 못 날려요, 어디 감히~"라며 선배의 의욕을 농담으로 받아쳤다.
KIA 이종범은 더 웃겼다. 이종범은 "그 코스로 어떻게 날려, 두 번 치면 할 수 있겠다. 두 번"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삼성 박진만은 "난 요즘 힘이 없어서~"라며 한 발을 뺐다.
한화 이범호는 강민호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에 "무슨 소리, 걔는 절대 못 쳐요, 내가 진짜치고 싶은데"라며 방망이를 붕붕 휘둘렀다. 전반적으로는 "떡을 먹을 수 있게 해 줘야지, 먹을 수 없는 곳에 놓고 구경만 하라는 것 같다"며 심드렁한 반응도 많았다.
실제 이날 올스타 선수들의 타구는 홈런 존 근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이긴 했다. 내년 올스타전에는 홈런 존을 조금 쉬운 장소로 옮기고 대신 상금액을 낮추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