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7년

삼성 류중일 코치 “박진만에게 양복 사줘야해”

사비성 2007. 10. 4. 09:26

삼성 류중일 코치 “박진만에게 양복 사줘야해”

 

[일간스포츠   2007-10-04 10:07:14] 
 
"요즘 고급 양복값은 얼마나 해?"
 
류중일 삼성 수비코치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3일 대구 한화전에 앞서 만난 류 코치는 "혹시나 했는데 (박)진만이가 기어코 3할을 넘기더라고. 칭찬은 해줬는데…. 고급 양복 꽤 비싸지 않나"라고 물었다.
 
사연은 이렇다. 전반기가 끝나고 류 코치는 박진만에게 "올 시즌에 타율 3할을 넘길 수 있겠나. 양복 한벌 걸고 내기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박진만의 타율은 2할6푼9리.

박진만은 "어려울 것 같다"고 내기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류 코치는 계속해서 박진만을 자극했고 결국 "한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답을 들었다.
 
박진만의 오기가 발동했을까. 그는 서머리그(7월 15일~8월 14일)동안 타율 3할8푼8리의 맹타를 휘두르더니 9월 초 3할선을 넘어섰다.

2경기가 남은 3일 현재 타율 3할1푼3리. "3할 타율만큼은 꼭 해내고 싶다"던 박진만은 1996년 데뷔 후 두번째 타율 3할 달성과 동시에 생애 최고 타율(2000년 .300) 경신도 눈앞에 뒀다.
 
사실 류 코치는 박진만과의 내기에서 재미를 못봤다. 지난해 류 코치는 박진만과 "한국시리즈에서 무실책을 기록하면 거하게 저녁을 사겠다"고 제안했다. 박진만은 2006년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단 한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타석에서도 25타수 7안타(.280) 2타점으로 활약하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류 코치는 고급 음식점에서 장어를 사줬다고.
 
올해 류 코치는 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다. 하지만 오히려 기분은 좋아보였다. 그는 "유격수는 2할8푼만 쳐도 3할대 외야수보다 높게 평가 받는다. 수비는 누구 못지 않은 박진만이 타격에도 능한 최고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봐도 되지 않겠는가. 우리 팀 선수지만 참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내 최고 유격수를 보유한 팀의 수비코치. 어쩌면 류 코치는 고급 양복 한벌로 박진만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