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7년

[올림픽 야구예선] '내야 전체를 커버한' 환상 키스톤 콤비

사비성 2007. 12. 1. 23:42
[올림픽 야구예선] '내야 전체를 커버한' 환상 키스톤 콤비
[마이데일리   2007-12-01 17:54:50] 
[마이데일리 = 윤욱재 객원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을 꺾고 무난히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종욱의 3점포와 류현진, 박찬호의 호투가 어우러진 결과다. 1회말 선취점을 내줘 끌려가는 양상을 보였지만 이후에 실점을 주지 않고 버틴 것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

한국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건 역시 투수진의 호투도 컸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이 투수진을 뒷받침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내야진의 탄탄한 수비는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국제대회에서 '명품 수비'를 자랑한 유격수 박진과 외야도 커버하는 '2익수' 고영민의 수비는 내야 전체를 커버하며 두꺼운 장벽을 만들어냈다.

▲ 유격수 박진만 '공격도 수비도 명품'

역시 박진만이었다. 지난 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또 한번 대만을 울린 주인공이 됐다. WBC 1라운드 대만전에선 절체 절명의 위기에서 천금 같은 다이빙 캐치로 팀을 살려내더니 이번에도 안정적인 수비와 쐐기 솔로포로 공격과 수비 모두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박진만의 진가는 역시 수비에서 빛을 발했다. 박진만은 2회말 린즈셩의 타구를 역동작으로 잡아 안정적으로 송구해 아웃 처리시켰다. 3회말에도 지앙지앤밍의 타구를 멋진 수비를 뽐냈다. 앞으로 나와있던 3루수 김동주를 지나친 타구라 처리하기 껄끄러웠지만 박진만의 빠르고 정확한 수비 동작이 돋보였다.

이젠 박진만 앞으로 타구가 날아가면 안심이 된다. 수비는 오래 전부터 인정받았고 프로 12년차의 관록이 더해져 매끄럽고 부드러운 수비를 연출한다. 대구구장에 새 잔디가 깔리기 전에도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던 박진만이다.

박진만은 수비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듯 7회초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리며 공수를 겸비한 최고 유격수 다운 면모를 보였다. 5회초에도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유격수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게 현실. 그러나 박진만은 예외다.

▲ 2루수 고영민 '넓은 수비 범위, 어떻게든 잡는다'

고영민의 전매특허는 '2익수 수비'다. 지난 시즌에도 정상적인 수비 위치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 안타성 타구를 처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고영민은 대만전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냈다. 2회말 가오궈징의 강한 타구를 '2익수 위치'에서 잡아 아웃시킨 것을 시작으로 자신에게 오는 타구는 어떻게든 막아내는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김경문 감독이 고영민을 주전 2루수로 발탁한 것도 이러한 수비력 덕분이다. 고영민은 빠른 발과 타구를 쫓는 집중력이 더해져 엄청난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꾸준한 수비력을 보인 덕에 지난해 두산의 주전 2루수로 떠올랐고 이젠 대표팀의 수비력을 끌어올리는 주역이 됐다.

한국은 안정된 키스톤 콤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이끈 반면 대만은 수비에서 고전했다. 4회초 이대형의 타구를 향해 유격수와 2루수가 모두 외야로 몰려 2루 베이스가 비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덕분에 이대형은 2루까지 파고 들 수 있었다. 8회초 이대호의 땅볼 타구를 놓친 3루수 장타이산의 실책은 한국의 완벽한 수비와 대조를 이뤘다.

[대만전에서 완벽한 키스톤 콤비 수비를 자랑한 유격수 박진만(왼쪽)과 2루수 고영민. 사진=마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