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8년

‘환상 짝꿍’ 박진만-고영민, 내야 물 샐 틈 없다

사비성 2008. 3. 10. 20:55
‘환상 짝꿍’ 박진만-고영민, 내야 물 샐 틈 없다
[일간스포츠   2008-03-10 10:41:14] 
[일간스포츠 정회훈]


박진만(32·삼성)-고영민(24·두산)이 새로운 대표팀 ‘키스톤 콤비’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 1차 예선에서 한번 호흡을 맞춘 둘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8개 구단 내야진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비수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각국 야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도대체 구멍이 없다’고 어찌나 칭찬을 하는지 듣고 또 들어도 기분이 좋아요.”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마치 아들이 우등상을 받아온 것처럼 기뻐했다.
 
박진만의 명품 수비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적 공인을 받았을 만큼 널리 알려진 상태. 하 사무총장은 “고영민의 눈부신 성장이 그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박진만의 짝을 맞출 2루수의 부재가 대표팀의 아킬레스 건이었다.
 
하 사무총장이 각국 관계자들로부터 귀에 아플 정도로 듣는 고영민의 장점은 “빠르다”였다고 한다. 하 사무총장은 “다른 수비수들은 공을 빼내는 동작이 눈에 보이는 데 고영민은 글러브로 공을 걷어내는 순간 어느새 오른 손에 공이 와 있다”는 말했다. 아울러 “워낙 손목과 어깨가 강해 빨랫줄 같은 송구에도 혀를 내두른다”고 덧붙였다.
 
고영민의 ‘빠른 수비’는 9일 멕시코전에서도 한 차례 나왔다. 1-1로 팽팽하던 6회 수비 1사 1루에서 3번 코타의 중견수 쪽으로 흐르는 타구를 걷어내 2루를 밟은 뒤 재빨리 1루로 송구, 나홀로 더블 플레이를 연출했다. 전력 질주하던 코타는 1루 베이스에 도달하기 3걸음 전에서 넉넉히 아웃됐다.

 
고영민이 빠르다면 박진만은 여유롭다. 강한 어깨와 자신만의 풋워크로 어떤 까다로운 타구라도 글러브에 거미줄을 친 것처럼 척척 걷어내 1루 송구를 연결시킨다.

하 사무총장은 “타격은 타고 나고 수비는 만들어진다고들 하지만 박진만의 수비를 보고 있으면 수비도 타고 난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칭찬했다. 박진만은 멕시코전까지 국제경기 39경기 연속 무실책을 기록 중이다.
 
이승엽(요미우리)의 컨디션을 매일 구단에 보고하기 위해 대표팀에 스탭으로 합류해 있는 통역 정창용씨는 “아마 대표팀 내야진을 그대로 요미우리로 옮겨 놓으면 우승 전력이 될 것”이라고 농담반 진담반의 말을 했다. 그 이유가 비단 양쪽 코너에 포진한 이승엽과 김동주(두산)의 홈런 방망이에만 있지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