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구장에서는 KIA 선발투수 정용운(19)이 화제였다. 충암고 출신의 좌완투수로 2차지명 2라운드에서 KIA의 낙점을 받고 올해 입단한 새내기. 이날이 프로 데뷔전이었다.
삼성 쪽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1군 선수단 중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유일한 목격자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의외로 박진만. 박진만은 “내가 2군에 있을 때 걔를 한번 상대해봤잖아”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선수들은 박진만에게 몰려들었다.
“당시 5이닝 던졌는데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어. 키가 크고 커브 각이 좋더라고. 구속은 140km 초반인데 공이 숨겨져 나와 잘 안보이고, 어쩌고저쩌고….”
입을 벌리고 경청하는 선수. 마른침을 삼키는 선수…. 그때 김창희가 못 믿겠다는 듯 “우리 겁주려고 그러지?”라며 실눈을 떴다. 박진만은 “아니라니까. 정말 좋다니까”라며 특유의 눈웃음을 쳤다.
박진만은 결국 전력분석실에 선수들을 집합시켜놓고 ‘일일 전력분석요원’으로 변신해야만 했다. 박진만의 결론. “에∼. 그러니까. 2군에서는 컨트롤도 괜찮았지만 1군 데뷔전이니까 긴장할거야. 별거 없어. 기다리면 돼!”
대구 | 이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