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내야수 박진만은 지난 달 1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2주만인 1일 대구 KIA전에서 복귀했다. 크고 작은 부상 탓에 1군 선수단에서 제외된 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성적 부진으로 2군행 조치를 당한 것은 처음 있는 굴욕이었다. 그러나 첫 2군 강등은 그에게 약이었다. 실보다 득이 많았다. 2군 경기에서 컨디션을 회복한 뒤 1군에 복귀하자마자 KIA전에서 8회말 2-2 동점에 성공한 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마무리투수 유동훈을 상대로 결승 2타점 좌전적시타를 터뜨려 4-2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는 “2군에서 장효조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의 조언이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2군 경험이 결승타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삼성의 상승세에는 이처럼 ‘2군’이 뒤를 받치고 있다. 중심타선의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은 2군리그 개인 타이틀 홀더 출신이다. 채태인은 퓨처스리그 올스타전 MVP. 최형우 박석민은 2군 리그 홈런왕 출신이다. 최근 박진만 이영욱의 2군행 공백을 잘 메워준 김상수 오정복도 2군에서 실력을 쌓은 백업 자원들이다.
삼성 타자·야수들이 2군을 거쳐 활력소 역할을 해주는 것과 비슷하게 마운드의 힘은 불펜에서 나오고 있다. 권오준 권혁 정현욱 안지만 등 삼성의 막강 불펜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선발투수들도 부진할 때 불펜을 거쳐 구위를 되찾고 있다. 나이트와 윤성환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내려간 뒤 구위를 회복해 다시 선발진에 복귀했다. 이제는 배영수가 그 과정을 거치고 있다. 불펜은 삼성 마운드가 버텨내는 힘의 근원이기도 하고. 부진한 투수를 치유하는 안식처 같은 곳이기도 하다.
방망이는 2군. 마운드는 불펜에서 각각 원기를 회복해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2군과 불펜. 삼성 상승세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