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출신' 류중일, 이종범과 박진만을 말하다
[OSEN=대구, 이대호 인턴기자] '신체 능력의 이종범, 감각의 박진만'
9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앞둔 대구구장. 삼성 류중일(48) 감독은 취재진과 유격수 김상수(21)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유격수인 KIA 타이거즈 이종범(41)과 SK 와이번즈 박진만(35)에 대한 말을 꺼냈다.
류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당대 최고의 유격수로 군림했기에 두 선수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언급할 수 있을 터. 류 감독은 현재 유격수 가운데 송구 능력으로만 봤을 때 최고의 선수로 두산 베어스 손시헌(31)을 꼽은 뒤 이종범과 박진만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류 감독은 "이종범은 타고난 신체적 조건으로 3-유간 빠지는 공을 건져 먼 거리를 송구하는데 따를 자가 없었다"라고 높게 평가한 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서는 강한 어깨를 적절히 제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송구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지난 1993년 데뷔 후 1997년 까지 해태 타이거즈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신기에 이른 타격 실력에 수비까지 더해 한국 프로야구에 충격을 선사했다. 다만 실책 숫자는 매년 평균 20개가 넘을 정도로 많은 편이었지만 평범한 유격수는 잡지 못했을 공을 처리하다 오히려 실책이 늘어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면 류 감독은 박진만에 대해 이종범과는 반대로 "박진만이 타고난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단 하나, 유연성은 뛰어났다"면서 "그 유연성을 바탕으로 먼 타구는 물론, 가까운 타구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처리했다"고 치켜 올렸다. 박진만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히어로즈)에서 데뷔 후 최고의 자리를 지켜 온 유격수다. 박진만의 진가는 어려운 공을 쉬운 듯 처리하는 데 있다.
류 감독은 그 비법으로 "박진만이 신체적 능력은 이종범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장 뛰어난 무기였던 예측력이 출중했다"고 말했다. 즉 박진만은 타격이 이뤄진 순간 타구의 방향을 예측해 그 길목을 지켰다는 뜻이다. 류 감독은 그에 대해 "2009년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외야수 김창희가 발은 느렸는데 공이 뜨는 순간 뛰는 속도는 무척 빨랐기에 최고의 외야수라 할 만 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이종범은 발이 빨라 도루도 많이 했지만 박진만의 최대 단점은 발이 느린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기사 > 201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SK 박진만, 6년만의 톱타자 선발출장 (0) | 2011.08.20 |
---|---|
'결승타' 박진만, "위기 뒤 찬스를 생각했다" (0) | 2011.08.20 |
SK 박진만, '헉!' (0) | 2011.08.20 |
SK 박진만의 호수비 (0) | 2011.08.20 |
연장 10회 1타점 역전 적시타 날리는 SK박진만 (0) | 2011.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