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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뚫고 일어난 활약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지난해 7월 삼성에서 SK로 트레이드 된 박진만(35) 얘기다. 기량이 한물 갔다는 차가운 평가 속에 유니폼을 갈아 입은 그는 겨울 내내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이를 악물었다.
다소 더뎌보이던 발놀림도 다시 빨라졌다. 명품 유격수로 다시 돌아왔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그의 활약은 이전 모습 그대로였다. 비록 실책이 되더라도 항상 자신감있게 잡고 던진다.
현역 최고의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를 들라면 박진만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포스트시즌 최다경기 출장 기록(준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84경기 출장)을 계속 경신 중이다. 양적으로만이 아니다. 현대~삼성~SK를 거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만도 6차례 경험했다. 현대에서 네 차례 우승을 이끌었고 삼성에서 두 차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국가대표 명품 유격수로의 활약도 화려하다. 2000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우승 그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당당히 가슴에 달고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타격보다는 수비 하나만으로 한국프로야구를 호령한 그다. 빈 틈이 없고 어려운 타구도 쉽게 처리한다.
항상 생글생글 웃는 표정의 박진만이다. 그러나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든 연륜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각별하다. 고향팀(인천고 출신)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있었다.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라는 말로 가을잔치를 정리하면서 "단기전에선 수비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작은 플레이 하나까지 섬세하게 하고 있다"는 말로 포스트시즌 베테랑다운 자세를 보였다.
박진만의 가을잔치는 차가운 시선을 딛고 일어선 무대이기에 더욱 뜻이 깊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