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2년

땡땡이 발각됐던 이호준-박진만 " 함께 다니지 말자"

사비성 2012. 3. 28. 14:26

땡땡이 발각됐던 이호준-박진만 " 함께 다니지 말자"

 


저 이제 박진만과 함께 다니지 않을 거에요."

SK의 베테랑 이호준이 팀내 단짝 박진만(이상 36)에게 공개적으로 '절교'를 선언했다. 농반 진반으로 이호준은 박진만과 함께 다니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다. 박진만도 이호준과 어울리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이호준과 박진만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재활조에 속해 있다. 몸이 아픈게 아니라 1차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해 적응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올해초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 전원이 참석한 워크숍 도중 몰래 자리를 비웠다가 발각돼 이만수 감독에게 "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말라"는 날벼락같은 통보를 받고 국내에서 2군과 함께 훈련해 오다 지난 18일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그런데 최근 훈련장에서 이호준을 '욱'하게 만드는 말이 있다. "이호준이 착한 박진만을 망쳐놨다"는 지적이 들린 것이다. "자꾸 내가 박진만을 망쳐놨다느니, 나 때문에 박진만이 물들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 내 이미지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박진만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강요한 적도 없고, 평소 같이 다니자거나 어울리자고 제안한 적도 없다. 그래서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호준은 "이제 박진만과 같이 안 다니려고 한다"며 "해외 전지훈련을 가지 못한 것은 2005년 병역 비리로 출국금지 당했을 때 이후 7년만이다. 새해 초부터 사고를 쳐서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절교 선언' 속에 농담이 섞여있긴 했지만 이날 이호준은 훈련 시간 내내 박진만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박진만과 어울리지 않겠다"는 이호준의 말을 전해 들은 박진만도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았다.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박진만은 "우리는 떨어져서 다녀야 한다. 둘이 함께 다니면 사고 밖에 더 치겠나"라고 되받았다.

오키나와(일본) | 이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