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문학 윤욱재 기자] 승부의 향방을 가른 건 '국민 유격수'의 호수비였다.
지난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는 6회초 손아섭의 좌월 적시 2루타로 1-1 동점을 이뤘고 1사 1,3루 찬스를 맞이하며 역전을 노렸다. 박준서의 타구는 3루수가 잡기 힘든 지점으로 날아갔고 이때 유격수 박진만이 다이빙 캐치를 성공시키며 1루로 귀루하지 못한 홍성흔까지 잡아내며 '더블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은 "풀카운트라서 자동적으로 런 앤 히트 작전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1점을 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땅볼이 와도 홈에 승부를 걸려 했다. 병살 처리는 힘들 것 같아 3루 쪽으로 한두발 옮겼었다. 정상 수비였다면 다이빙을 하지 않아도 잡았을 타구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김)광현이가 잘 던지다가 점수를 줘 분위기가 넘어갈 뻔했다. 그러나 우리 팀에는 후반에 나올 투수들이 좋아 연장을 가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박)희수랑 (정)우람이가 퍼펙트하게 막아주니까 편하게 경기했다. 정규시즌 때도 희수나 우람이가 올라오면 점수를 안 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편했다. 그런 게 이길 수 있는 야구가 아닌가싶다"고 말했다.
호수비로 구사일생한 김광현은 "살려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박진만은 "네가 잘 던져서 여기까지 왔다"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단기전은 분위기에 따라 이기고 지는 경기다. 시즌 때 부진해도 시즌이 끝나면 부진도 끝나는 것이다. 새롭게 개막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임하고 있다"며 포스트시즌 최다 출장 기록을 가진 베테랑다운 면모를 드러낸 그는 "스무살 때는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이 자리가 내 자리인가' 싶을 정도로 부담이 많았다. 그러나 경기를 뛰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많은 관중 앞에서 재밌게 하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며 경험만큼 큰 재산이 없음을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