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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철옹성을 자랑했던 수비가 와르르 무너지며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다. SK 유격수 박진만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회말 홍성흔의 내야 땅볼을 수비 실책으로 연결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부산)=한희재 기자 |
[매경닷컴 MK스포츠 최종욱 기자] “SK 선수들은 수비만 잘해도 연봉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SK 야구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SK가 지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총 3번의 우승을 차지한 비결로 탄탄한 수비를 꼽았다. 선수들이 수비를 잘하면 경기에서 이기고, 경기에서 이기면 자신들의 연봉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야구에 더욱 전념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SK가 수비 때문에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처했다. SK는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2패로 몰리며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직전에 놓였다. 만약 SK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변이다. SK 없는 한국시리즈는 2006년 이후 6년 만이다. SK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팀 반열에 올랐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프로야구 최초 기록이다.
그런 SK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수비다. SK는 플레이오프 내내 수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0-2로 뒤지던 3회말 1아웃 후 수비 잘하기로 소문난 유격수 박진만의 실책으로 출루한 홍성흔이 투수 송은범의 보크까지 겹치며 2루로 진루했다. 결국 후속타자 강민호의 적시타가 터져 점수는 0-3으로 벌어졌다. 6회말에는 2아웃 1루에서 우익수 조동화가 롯데 문규현의 타구가 조명탑 빛에 가리면서 낙구지점을 놓쳐 1타점 2루타를 만들어줬다. 점수는 0-4. SK는 거듭된 수비 실책에 울고 말았다.
반면 롯데의 수비는 빈틈이 없었다. 수비 못하기로 유명했던 롯데의 환골탈태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롯데가 달라졌다. 플레이오프 들어 깔끔한 수비가 이어졌다. 땅볼 타구만 굴러가도 불안했던 수비는 강습 타구도 손쉽게 처리하는 철벽 수비로 변했다. 3차전에서는 손아섭이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호수비로 SK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수비는 타격에 비해 슬럼프가 없다. 기복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SK는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운 수비가 겹치며 자멸하고 있다. 집중력의 실종일까. 전력 분석을 비롯한 경기 준비가 부족했던 걸까. 벤치 작전의 실패였을까. 정확한 답은 외부에서 알 수 없다. 내부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SK는 아쉬운 수비가 겹치면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부자는 망해도 삼년은 간다고 했다. 하지만 SK는 2010년 우승 후 2년이 채 되지 않아 내리막을 걷고 있다. ‘SK 왕조’를 구축한 ‘철옹성 수비’가 사라지고 ‘모래성 수비’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모양새다. 수비로 흥한 SK가 수비로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