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슈팀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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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사진제공=OSEN |
지난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롯데 플레이오프(이하 PO) 2차전. SK가 4-1로 앞선 7회초 유격수 최윤석이 박진만 대신 대수비로 들어왔다. 그러나 나오자마자 롯데 선두타자 전준우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려다 떨어트렸다. 공식기록은 내야안타. 무사 1루가 됐다.
이어 황재균의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굴러갔다. 병살타성 타구. 그러나 이번에도 최윤석이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결국 실책으로 기록됐다. 2사에 주자가 없어졌어야 할 상황이 순식간에 무사 1,2루가 됐다. 결국 롯데는 여기서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어 연장까지 끌고간 뒤 10회 5-4 역전승을 거뒀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유격수 쪽에서 나온 두 번의 수비 실수가 이날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를 덕아웃에서 지켜보던 박진만의 마음도 편치 않았을 것이다. 이날의 승부처였다.
지난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문학 PO 3차전. 이번엔 SK가 0-2로 뒤진 3회말 1사 후 홍성흔이 타석에 들어섰다. SK 선발 송은범은 1회 위기에서 2실점으로 선방한 뒤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그리고 홍성흔의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굴러갔다. 아주 평범한 땅볼.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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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사직구장 PO 3차전 롯데와 SK의 경기, 3회말 1사 SK 박진만이 홍성흔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홍성흔은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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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했던가. 천하의 박진만이 공을 뒤로 어이없이 흘리고 말았다. 공식기록은 유격수 실책. 게다가 신인도 아닌 베테랑의 실책이었다. 투수도 덩달아 흔들렸다. 곧이어 송은범이 사인을 받는 도중 몸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는 이유로 보크 판정을 받았다. 홍성흔이 추가 진루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강민호가 기어코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2루주자 홍성흔이 홈으로 전력 질주를 다해 득점을 올렸다. 롯데의 분위기메이커 강민호가 안타를 치고, 파이팅이 가장 좋은 홍성흔이 홈을 휩쓸었다. 모든 분위기가 롯데 쪽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날의 승부처였다.
실책 하나로 두 점 차가 석 점 차로 벌어졌다. 2점 차와 3점 차는 완전히 다르다. 롯데 선발 고원준은 4회부터 더욱 탄력을 받아 6회 1아웃을 잡을 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결국 SK는 이날 경기 내내 끌려가다가 1-4로 패했다.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통산 실책이 11개로 늘어나며 박종호, 김동주와 함께 PS 통산 최다실책 타이 기록을 세웠다.
박진만은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로맞선 6회 1사 1,3루에서 대타 박준서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뒤 병살로 연결시키는 호수비를 펼쳤었다. 이 수비 하나로 흐름을 가져온 SK는 곧바로 6회말 공격에서 박정권이 결승타를 터트리며 2-1로 승리했다. 박진만이 웃은 날 SK는 이겼고, 박진만이 찌푸린 날 SK는 졌다. 박진만이 웃어야 SK도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