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김희준 기자 = 끌려가고 있던 SK 와이번스가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데는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36)의 활약이 있었다.
박진만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5차전 '벼랑 끝 승부'에서 호수비와 중요한 순간 터뜨린 안타로 끌려가던 SK가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데 앞장섰다.
SK는 초반 그들답지 못한 실책을 저지르면서 0-3으로 끌려갔다. 2회초 롯데 타자들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등 운도 SK에 따르지 않아 초반 분위기를 롯데에 내줬다.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SK는 1사 2,3루 상황에서 조인성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추격에 나섰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박진만은 병살타를 쳐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박진만의 진가는 5회부터 발휘됐다. 승부를 가리는 호수비를 펼친 박진만은 타석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며 3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SK가 4회 1사 2루에서 김강민의 2루수 앞 땅볼 때 나온 상대의 실책으로 2루주자 박정권이 홈인,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은 만들었지만 SK가 역전에 성공하지 못해 분위기는 애매했다. 6회 채병용이 어떤 투구를 펼치느냐에 따라 흐름이 갈릴만한 상태였다.
5회 롯데 선두타자 전준우는 유격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타구를 날렸다. 내야안타도 될 수 있는 깊숙한 타구였다.
박진만은 이 타구에 빠르게 따라붙어 백핸드로 잡은 뒤 재빠르게 1루에 송구했다.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도 빨랐다. 타자가 발이 빠른 전준우였지만 박진만의 호수비에 막혀 아웃당했다.
채병용은 박진만의 호수비에 힘이 난 듯 강민호, 박준서를 각각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리치고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야수들이 호수비를 한 뒤에는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때가 많다.
이어진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선 박진만은 구원 등판한 에이스 송승준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박진만의 중전 안타는 SK가 역전에 이어 추가점까지 내는 발판이 됐다.
박진만은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2루를 밟은 후 박재상의 좌측선상 3루타 때 홈을 밟아 역전 득점을 올렸다.
4-3으로 승부를 뒤집은 SK는 이후 2사 1,3루에서 포수 강민호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루에 있던 박재상이 홈을 밟아 5-3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박진만은 7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정근우의 좌전 안타와 박재상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나아간 박진만은 이후 1사 만루에서 나온 이재원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SK에 추가점을 선사했다.
박진만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호수비 하나로 SK에 승리를 안겼다.
그는 6회초 1사 1,3루의 위기에서 박준서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안타라고 판단해 귀루하지 않은 1루주자 홍성흔까지 아웃시켰다. 경기 흐름을 완전히 SK 쪽으로 돌려놓는 호수비였다.
이제 전성기가 지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진만이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9차례나 한국시리즈를 통해 쌓은 관록을 아낌없이 발휘, 베테랑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