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선발들이 예상 외로 일찍 물러난 뒤 시작된 불펜 대결에서 SK가 완승을 거뒀다.
롯데는 2회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뽑아낸 3점 이후 득점하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 들어 회복된 수비에서마저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줬다.
■롱릴리프 대결, SK 완승
SK 김광현과 롯데 유먼의 선발 대결. 적어도 5이닝 이상씩 버틸 줄 알았던 1차전 선발들이 나란히 초반 강판됐다.
김광현은 2회 1사 2루에서 2루주자 박준서를 견제하다 악송구로 3루를 내준 뒤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주더니 4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2회에만 3실점했다. 결국 1.2이닝 만에 강판됐다. 유먼도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회에 3안타를 맞아 2점을 쉽게 내준 뒤 4회 1사 2루에서 교체됐다.
양 팀이 선택한 롱릴리프는 플레이오프에 처음 등판하는 채병용과 2차전 선발 송승준이었다.
채병용은 이후 6회 2사 2루까지 1안타 3볼넷을 줬지만 1점도 허용하지 않고 최고 141㎞ 직구를 완벽히 제구하며 롯데 타선을 막았다. SK는 채병용을 6회 박희수로 바꾼 데 이어 9회 정우람을 투입해 승리를 지켰다. 송승준도 공은 좋았다. 그러나 야수진 실책이 겹치며 5회 2실점하고 1.2이닝만에 교체됐다.
■또 박진만 시리즈
이번 플레이오프에 공식이 있었다. SK 유격수 박진만의 호수비가 나오면 SK가 이기고, 박진만이 실책하거나 빠지면 롯데가 이겼다.
5차전에서도 공식은 들어맞았다. 박진만이 결정적 활약을 했다.
3-3으로 맞선 5회초 선두타자 전준우의 타구가 3루와 유격수 사이로 총알처럼 향했다. 박진만이 전속력으로 달려가 타구를 잡아낸 뒤 1루에 송구, 슬라이딩한 전준우를 잡아내며 전형적인 ‘박진만표 호수비’를 보여줬다.
4차전까지 1안타에 머물렀던 박진만은 5회 이후 두 차례 선두타자로 나가 SK가 쐐기점을 뽑는 데 기여하는 결정적 안타도 2개 쳐냈다. 3-3으로 맞선 5회 송승준에게 중전안타를 쳐낸 뒤 박재상의 3루타 때 홈인, 4-3으로 결승 득점을 올린 박진만은 7회말에도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타로 3루까지 갔다가 대타 이재원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6-3을 만들었다.
■롯데, 무산된 세 번의 찬스
롯데는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포수 강민호와 1루수 박종윤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눈을 다친 강민호는 출전 여부로, 박종윤은 시리즈 내내 타격 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힘들어했다. 결국 5차전도 그렇게 끝났다.
결정적인 만루 기회가 번번이 6번 강민호에게 왔다. 2차전부터 선발에 합류했으나 4차전까지 11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강민호는 1회와 2회 2사 만루 기회를 모두 삼진으로 보냈다.
박종윤은 롯데가 3회 이후 유일하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6회 2사 3루 때 대타로 나섰다. 그러나 박희수의 2구째에 1루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