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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진만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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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유격수 SK 박진만(36)이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가슴 속에 품었던 비수를 꺼냈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KS)에서 SK 주전 유격수로 나와 명예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박진만은 지난 2010년 11월 중순 자의반 타의반으로 삼성 유니폼을 벗고 SK로 이적했다. 당시 삼성은 선동열(현 KIA 감독)감독의 주도 속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베테랑 박진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주전 유격수 자리를 김상수에게 내주고 주로 2군 무대에서 뛰며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다.
박진만은 결단을 내렸다. 당시 보장된 연봉 6억원을 포기하고,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그는 기존 연봉보다 무려 3억5000만원이 적은 2억5000만원에 SK와 계약했다. 그에겐 돈보다 자존심이 더 중요했다.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SK에서도 제 역할을 잡기 힘들었다. 주전 유격수 최윤석의 백업으로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고, 경우에 따라 2루수와 3루수 출전도 빈번히 이어졌다. 수비 실력은 녹슬지 않았지만, 타격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이만수 감독이 SK 사령탑이 된 뒤 박진만의 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선 풍부한 경험을 무기로, 주전 유격수로 출전했지만, 플레이오프(PO) 5경기에서 13타수 3안타, 타율 0.231에 그쳤고, 삼성과의 KS에선 11타수 2안타, 0.181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7번째 KS우승도 놓쳤다.
박진만은 벼르고 있다. 그는 "이제 명예회복을 할 때가 됐다"라며 KS무대를 고대하고 있다. PO에서 결정적인 호수비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던 박진만은, 삼성과의 KS에서도 철벽수비를 펼치겠노라 다짐하고 있다.
무대는 마련됐다. PO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최윤석이 엔트리에서 빠져, 박진만을 대신할 백업 유격수는 김성현 뿐이다. 사실상 KS에서 박진만이 고정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진만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98경기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 KS 1,2차전에 출전할 경우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포스트시즌 센추리 클럽(100경기 출전)을 개설하게 된다. 그는 사연 많은 대구벌에서 친정팀 삼성에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