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박현철 기자] “2차전을 이겼다면 기분 좋게 만끽 했을 텐데 팀이 패하니 100경기 출장 기록도 와닿지 않더라”.
자신보다 팀이었다. SK 와이번스의 ‘국민 유격수’ 박진만(36)이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100경기 출장에 대한 의의보다 팀의 3차전 승리에 더욱 집중했다.
박진만은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3-8로 뒤지고 있던 9회초 2사 1루에서 임훈을 대신해 대타로 출장했다. 그러나 상대 좌완 차우찬에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안타 및 타점을 기록하는 데는 실패했다.
팀은 패했으나 박진만의 이날 대타 출장은 의미가 있었다. 바로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첫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100경기 출장의 대기록이었기 때문이다. 1996년 현대의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해 삼성을 거쳐 현재 고향팀 SK에서 뛰고 있는 박진만은 한국야구 유격수 계보를 잇는 맹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 베테랑 내야수다.
포스트시즌 통산 100경기에 출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몸 담았던 소속팀들이 강호였고 그가 멋진 활약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박진만은 자신의 개인기록보다 팀이 2연패로 몰렸다는 데 대한 필승의지를 먼저 앞세웠다.
“그리 와 닿지는 않더라. 팀이 이겨야 100경기 출장했다는 데 대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을 텐데 팀이 패했다. 올 시즌에는 54경기 밖에 못 나가기도 했고”.
그만큼 박진만은 베테랑으로서 팀에 공헌해야 할 부분을 먼저 생각했다. 이날 박진만은 다른 선수들보다 30분 일찍 구장에 도착해 박재상, 김강민, 임훈, 이재원 등 후배들과 함께 얼리 워크 훈련을 치렀다. 개인적으로도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전 소속팀 삼성과의 시리즈이다보니 후배인 김상수와의 유격수 대결이 많이 언급되더라. 솔직히 의식하지 않는다. 나는 프로 선수로서 우리 팀이 내게 원하는 것에 맞춰 플레이 하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