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상학 기자] "지더라도 SK다운 야구를 보여주고 싶었다".
'국민 유격수' SK 박진만(36)이 한국시리즈 12년만의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만 빠졌을 정도로 맹타. 박진만의 활약 속에 SK도 삼성에 12-8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반격을 시작했다.
3-6으로 뒤진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차우찬의 2구째 높게 들어온 145km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05m 솔로 홈런을 터뜨린 박진만은 현대 시절이었던 지난 2000년 두산과의 수원 2차전 이후 무려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홈런을 터뜨렸다. 2회 우전 안타와 6회 좌측 2루타까지 터뜨린 그는 유격수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경기 후 박진만은 "3패가 되면 거의 한국시리즈 넘어갔다고 생각하게 된다. 1-6이 된 후 야수들끼리 모여서 '지더라도 SK다운 야구를 보여주자'고 했다. 거기서부터 타격이 폭발했다. 그런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고 역전승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1~2차전과 달리 오늘은 선취점을 냈다. 1~2차전에서 찬스를 계속 놓치다 보니 선수들이 위축이 되어있었다. 오늘은 첫 선취점에 자신감을 얻었고 그동안 묵혀있던 것이 한 번에 확 풀렸다. 전선수들이 타격이 좋았던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로 포스트시즌 통산 101경기째 출장하고 있는 박진만은 "그렇게 크게 의미를 두고 있는 건 없다. 2연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 지면 끝이라는 생각 뿐이었다. 마지막이란 생각을 갖고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