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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SK 박진만이 지난 28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4회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리고 덕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2.10.28 문학 | 박성일기자sungil@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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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가 라커룸에 들어가면 불쌍한 눈빛으로 이렇게 나를 쳐다볼 것 같은데…."
SK 정근우가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팀 선배 박진만이 애지중지하던 배트가 부러졌다는 얘기를 듣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박진만은 전날 벌어진 3차전에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놓은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는데 그만 마지막 타석에서 배트가 부러지고 말았다. 그 배트는 정근우에게 받은 '행운의 배트'였다. 정근우는 후반기에 박진만에게 자신의 배트 몇 자루를 나눠줬는데 그 방망이로 좋은 성적을 내기에 9월에 다시 두 자루를 선물했다. 정근우는 "야, 그런데 그걸 아껴놨다가 한국시리즈에 써먹을줄 누가 알았어?"라고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박진만은 '정근우에게 빌린 배트'라고 했지만 정근우는 "배트를 빌려주는게 어디있나. 그냥 뺏아서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근우는 "어제는 진만이형 홈런이 컸다. 삼성 불펜이 워낙 강해 6-1 상태가 2이닝만 더 흘러갔어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진만이형 홈런이 나오고 2점을 따라붙는데 이러다보면 뭔가 되겠다 싶더라"고 밝힌 뒤 "어쩌겠나. 진만이형이 그 방망이 가지고 잘 친다면 또 줘야지. 아끼다가 똥된다. 혹시 또 아는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나면 밥 한 번 사줄지. 중요한 것은 아직은 진만이형이 밥을 사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