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2년

SK 박진만의 벼랑끝 탈출법 "헤드무게를 이용하자

사비성 2012. 11. 1. 20:03

SK 박진만의 벼랑끝 탈출법 "헤드무게를 이용하자"

28일 2012 프로야구 SK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는 인천 문학구장. SK 박진만이 4회말 솔로포를 친 뒤 손을 들며 그라운드를 들고 있다. / 홍승한기자

SK 박진만이 타격부진에 빠진 후배들에게 하나의 팁을 제공했다. 힘보다 밸런스를 활용하는 타법인데, 스스로도 한국시리즈(KS)에서 재미를 봤다.

박진만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면 독특한 점이 눈에 띈다. 다른 타자들은 임팩트 순간에 몸의 중심을 왼발(우타자 기준)에 90% 이상 싣는데, 박진만은 60%도 채 싣지 않는다. 임팩트 순간에도 몸의 중심이 뒤에 남아있다는 뜻이다. 경기 중 타격에서도 좀처럼 몸이 앞으로 쏠리는 법이 없다. 박진만은 이번 KS 5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를 뽑아내며 타율 0.333를 기록 중이다. 최정(0.400) 정근우(0.350)에 이어 팀내 타격 3위를 달리고 있다.

박진만은 "벤치에서 스윙을 세게 하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배트를 무조건 세게 돌리면 정확성도 떨어지고 밸런스도 무너진다. KS처럼 큰 무대는 투수들이 100%의 힘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힘대 힘으로 맞붙었을 때는 타자가 불리한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젊을 때는 나도 중심이동을 많이 하면서 풀스윙을 했는데, 배트스피드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스윙 밸런스를 조금 바꿨다. 헤드 무게를 이용해 히팅 포인트에서 정확히 맞히는 스윙을 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영길(전 롯데 삼성 태평양 감독) 객원기자는 "배트의 무게와 몸의 회전력 등을 이용해 왼 엄지발가락 앞에서 정확하게 공을 맞히는 게 타격 밸런스의 기본이다. 3차전 4회 차우찬을 상대로 박진만이 1점 홈런을 때렸는데, 그 스윙이 밸런스를 활용한 타격의 정석을 보여줬다. 박진만이라도 (히팅포인트) 앞에서 맞으니 타구가 담장밖으로 가지 않나. 무조건 큰 스윙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KS 5차전 4회 무사 1,2루에서 SK 이호준이 보여준 타격도 이른바 '밸런스 타법'이었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윤성환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정확히 갖다대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박 객원기자는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2스트라이크 이후가 풀스윙보다 안타를 노리는 짧은 스윙이 필요하다. 5차전 1,3회 이승엽의 스윙, 4회 이호준의 스윙이 대표적인 짧은 스윙"이라고 설명했다. 2승 3패로 벼랑끝에 모인 SK 타자들이 밸런스를 활용한 스윙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