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3년

이호준-박진만의 외침, 노병은 살아있다

사비성 2013. 5. 22. 22:34

이호준-박진만의 외침, 노병은 살아있다

 

 

[OSEN=인천, 김태우 기자] 우리 나이로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든 노장들이지만 열정은 후배들 못지않다. 그리고 이 역전의 베테랑들이 쌓아 올린 기록의 무게는 후배들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무겁고 또 값지다. 76년생 동갑내기 이호준(NC)과 박진만(SK)이 베테랑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호준과 박진만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NC와의 경기에 출장해 나란히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호준은 개인 통산 250홈런과 900타점 고지를 한꺼번에 밟았다. 이에 뒤질세라 박진만도 프로 300번째 2루타를 때려내며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먼저 기록을 세운 쪽은 이호준이었다. 전날까지 249홈런과 899타점을 기록 중이었던 이호준은 두 번째 타석이었던 3회 3-1
리드 상황에서 SK 두 번째 투수 채병룡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경기 초반 NC의 기세를 확고히 하는 홈런이었다. 이로써 이호준은 친정팀 SK를 상대로 250홈런과 900타점 고지를 동시에 밟는 순간을 누렸다. 250홈런은 역대 11번째, 900타점은 역대 14번째다.


5회에는 박진만이 또 하나의 이정표 세웠다. 박진만은 1-4로 뒤진 5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통산 300번째 2루타로 역대 11번째 기록이었다. 현대 시절이었던 2000년 30개의 2루타를 친 것을 비롯, 데뷔 이후 15번의 시즌이나 두 자릿수 2루타를 기록한 박진만은 차곡차곡 기록을 향해 달려간 끝에 이날 고지에 도달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수명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30대 중반 이후까지 팀의 주전 자리를 지키기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통해 자신의 정년을 스스로 연장하고 있다. 이호준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NC에서 솔선수범하며 팀을 이끌고 있는 정신적 지주. 박진만도 올해 들어 배트를 더 짧게 쥐는 등 자신만의 생존 비법을 통해 SK의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건재를 과시 중인 두 선수의 기록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