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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내야수 박진만(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마지막 사투를 벌이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주장이자 베테랑 내야수인 박진만(38)이 조용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진만은 13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인천 문학구장에서 "워낙 가을에 잘하는 선수들이라 저는 분위기만 잡아주고 있다"며 웃었다.
SK는 이날까지 59승2무63패로 5위에 올라 있다.
4위 LG가 62승2무62패를 기록하고 있어 SK는 LG가 남은 두 경기에서 1승1패 이하의 성적을 내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다. LG가 2전승을 거두면 SK는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다.
상대 전적에서는 SK가 LG에 10승6패로 앞섰기 때문에 동률을 이루면 SK가 4위를 차지한다. 그러려면 SK는 일단 잔여 네 경기에서 최소한 3승1패 이상을 올려야 한다.
경쟁 팀의 성적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이기는 하나 몇 달 전만 하더라도 SK가 10월 중순까지 4강 경쟁을 벌이고 있으리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SK는 8월 말까지만 해도 최하위 한화에 쫓기는 8위에 머물렀다. 그런 팀이 연승을 거듭해 한달여 만에 5위까지 올라온 것은 작은 기적에 가깝다.
SK 선전의 배경에는 '돌아온 캡틴' 박진만이 있다. 지난 4월 무릎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박진만은 지난달 2일 1군에 돌아와 팀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그가 경기에 다시 나서기 시작한 지난달 5일부터 SK는 지금까지 11승1무3패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LG도 만만찮은 상승세를 보였기에 순위표 자리를 더 끌어올리지 못했을 뿐 SK의 '가을 본능'은 실로 매서웠다.
박진만은 "성적이 안 좋으면 분위기도 떨어지기 마련인데 저는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응원하는 정도"라며 "2군에서 올라왔을 때부터 '성적이 안 좋아도 재밌게 야구하자'고 후배들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1996년 데뷔 이후 15시즌 동안 한 손으로 다 끼지도 못할 정도로 많은 6개의 우승 반지를 수집한 '가을 야구 전문가' 박진만은 현재 SK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다름 아닌 '분위기'를 꼽았다.
박진만은 "가을엔 업다운이 크기 때문에 항상 분위기가 중요하다"면서 "확 올라가기도, 떨어지기도 한다. (SK는) 찬바람이 불면 집중력이 올라온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LG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말하곤 한다"며 "여러 팀을 거치면서 SK에서만 우승해보지 못했다. 여기서도 반지를 하나 껴야 하는데…"라며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