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4년

SK의 승률 0.733, 박진만 효과의 비결

사비성 2014. 10. 13. 17:38

SK의 승률 0.733, 박진만 효과의 비결

인천 | 이용균 기자입력: 2014년 10월 13일 18:27:35

 

SK는 9월1일까지 48승59패로 롯데와 공동 6위였다. 승률은 4할4푼9리였고, 4위와는 3경기차이였지만 1위와는 무려 20.5경기나 벌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후 17경기에서 11승2무4패를 거뒀다. 같은 기간 승률은 7할3푼3리였다.

9월1일과 이후 사이에 한 가지 변화가 있었다. 주장 박진만의 복귀였다. 시즌 초반 무릎을 다친 박진만은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고, 엔트리 확대와 함께 1군에 복귀했다.

거짓말처럼 SK의 승률이 치솟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진만이 형이 있으면 분위기가 달라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른바 ‘박진만 효과’였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 가을야구 경험이 누구보다 많다. 그동안 쌓은 우승반지가 한 손으로 모자란 6개다.

SK 박진만

 

아직 4강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중요한 13일 두산전을 앞두고 박진만은 “정작 내가 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며 ‘박진만 효과’에 손사래를 쳤다. “다만, 경기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선수들에게 얘기해 주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여유와 듬직함이 더그아웃에 전염된다. 박진만이 “한국야구에서도 경기 중에 야수들이 마운드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옛 이야기를 꺼냈다. 박진만이 “딱 한 번, 내가 마운드에 간 적이 있었다”고 했다. 한국야구사에서 가장 의미 깊었던 날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야구 결승전.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 투수가 류현진에서 정대현으로 바뀌었다. 김경문 감독과 정대현, 포수 진갑용이 마운드에 모여 있을 때 유격수 박진만이 마운드를 찾았다. 박진만은 대표팀 오랜 동료 정대현에게 “우리 지금까지 온 것만 해도 아주 잘 한 거다. 괜찮으니까 편하게 던져라”라고 했다. 박진만은 “대현이는 워낙 큰 경기 많이 했으니까. 그때 대현이가 씩 웃었던 게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과는 모든 야구팬들이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듯, 유격수 앞을 향하는 금메달 확정 병살타였다.

그때 정대현에게 건넸던 한 마디가 SK 더그아웃에 전해지고 있다. 감출 수 없는 ‘박진만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