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일본야구
역대 최고 포수로 꼽히는 후루타 아쓰야는 ‘안경 쓴 선수는 대성하지 못한다’라는 속설을 깨고 ‘조심해야 할 안경 쓴 포수’로 우뚝 섰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 야구에서도 안경 쓴 포수들이 공격 시 불방망이를 떨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한화 이글스 주전 포수 조인성(39). 이전까지 안경을
착용하지 않던 조인성은 2010시즌 133경기 전 경기 출장과 함께 3할1푼7리 28홈런 10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LG를 이끌었던 바 있다.
당시부터 조인성은 안경을 쓰고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았고 결정적인 한 방을 자주 때려내며 안경 쓴 포수의 위엄을 과시했다.
이외에도 한화 주전 포수였던 신경현(39) 현 코치도 안경을 쓰고 나왔을 때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최근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용덕한(33)도 가끔씩 안경을 쓰고 출장했는데 2012시즌 친정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내는 등 안경을 쓰고 나섰을 때 활약이 좋았다. 이러한 모습들이 자주 나타나며 국내 야구팬들도 ‘안경 쓴 포수를 조심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안경을 쓰는 이유야 답은 분명히 나온다. 나안시력이 이전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교정시력으로 보완하고자 했기 때문. 그러나 선수가 경기를 하는 데 있어 안경을 쓰고 나왔을 때의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시력교정수술을 받는 선수들도 있으나 과거 라식수술로 빛 번짐 현상이 심해 야간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안경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주는지와 관련해 용덕한에게 그 부분을 질문했다.
“내 경우는 시력이 나쁜 편은 아니다. 다만 내가 야간경기에서 자주 선발 출장하는
포수는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갑작스레 교체되어 나가면 공이 뿌옇게 보여 궤적의 꼬리가 길어지는 현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빛 번짐 현상 등을
잡기 위해 안경을 쓴다. 시력 교정이라기보다 일종의 보안경 용도라고 보면 되겠다”.
조인성의 경우 안경을 쓰는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한 관계자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나이의 영향이 시력에서 나타나 안경을 쓰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귀띔했다. 신경현 코치가 안경을 쓴
데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신 코치의 경우 현역시절 원래 시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맨눈으로 출장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안구
건조증도 심한 편이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더 안 좋아진다더라. 그래서 안경을 착용했다”라고 답했다.
어르신들이 시력 감퇴로 인해 자주 병원을 찾는 것처럼 나이와 시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단순히 측정 시력이 아니라 야구선수에게 중요시되는 동체 시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플레이스타일 등에 영향을 받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국민 유격수로서 대표팀 내야를 장악했던 SK 베테랑 박진만(37)은 동체시력 감퇴 부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포수도 아니고 안경을 쓰는
선수도 아니지만 그의 이야기에는 주목할 부분이 있었다.
“이전에는 공이 내 앞으로 올 때 ‘팟’, ‘팟’ 하며 점으로 보여 순간 반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손쉽게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점으로 보이던 타구가 선처럼 꼬리를 그리며 이어지더라. 동체시력 감퇴 현상으로
인한 것이랄까. 그래서 그 부분을 상쇄하고 좋은 경기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했다”. 타구와 마찬가지로 투수가 던지는 공의
경우도 동체시력의 영향이 큰 만큼 박진만의 이야기는 허투루 흘리기 힘들었다.
안경 쓴 포수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확실히 더 나은 시력으로 공을 보고 때려낼 수
있기 때문. 그런데 더 파고 들어가 보면 단순한 1차적인 시력의 문제가 아니라 야간경기 빛 번짐 현상이나 동체시력과도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